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독한야구인가.
KIA는 시즌 개막과 함께 초비상이다. 간판타자 나성범이 시범경기를 통째로 건너뛴 데 이어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에도 들어오지 못했다. 종아리 부상을 다스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여기에 주장 김선빈은 개막전서 발목을 다친 뒤 정상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도영은 2일 인천 SSG전서 홈을 파고들다 중족골 골절로 전반기를 날렸다.
이런 상황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단연 김종국 감독이다. 현대야구의 트렌드는 감독이 선수의 건강을 철저히 관리하되 역할을 확실하게 부여하고, 경기 도중에는 개입을 최소화한다. 그러나 베스트 전력이 아니라면, 감독이 게임체인저가 될 필요도 있다.
김종국 감독은 베스트라인업을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작전코치를 오랫동안 했지만, 작년에는 믿고 맡기는 야구를 많이 했다. 하지만, 작년에도 간혹 기민한 대타 작전이나 한 템포 빠른 투수교체를 선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래서 4일 수원 KT전이 인상적이었다. 빗물과 함께 노게임으로 사라졌지만, 김종국 감독은 초반부터 과감하게 대타 작전을 내걸었다. 4회 찬스가 포수 주효상에게 걸리자 과감하게 김선빈을 내세웠다. 선발 출전은 어려워도 대타로 나갈 정도로 컨디션이 아주 나쁘지 않았다는 의미. 실제 김선빈은 좌완 박세진을 상대로 1타점 동점 2루타를 터트렸다. 좌타자 김규성을 우타자 이우성으로 바꿔 2타점 적시타를 이끌어낸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아무래도 나성범, 김선빈, 김도영 없는 선발라인업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또한, 비가 내리고 있었으니, 5회 종료 후 정식경기로 인정되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했다. 당연히 한번의 찬스가 소중한 상황이었다.
투수교체도 좀 더 과감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KIA는 마운드 뎁스가 좋아졌다. 불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좌투수가 즐비하다. 5회 전후에 왼손타자가 득점권에서 나올 때, 선발투수를 과감히 내리고 좌완 불펜을 가동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작년 7월10일 광주 한화전서 마무리 정해영이 6-3으로 앞선 9회초에 등판해 흔들리자, 2사 만루서 과감히 전상현을 투입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이 정도 임팩트의 교체가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감독의 독한야구는 팀 퍼스트 마인드를 다시 일깨우는 효과가 있다. 그렇다고 개개인에 대한 믿음의 야구, 개개인의 창의적인 야구가 훼손되는 것도 아니다. 매 경기, 매 이닝 허를 찌르는 선수기용, 작전야구를 펼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4월 성적이 결국 시즌 막판 순위싸움에 가장 크게 반영되는 KBO리그의 역사를 감안하면, 김 감독의 독한야구 실행은 결코 이례적이지 않다.
[KIA 김종국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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