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처음에는 그라운드에 나가서 조금 정신이 없었는데…”
NC 포수 김형준(24)이 2022시즌 9월에 상무에서 전역한 뒤 약 1년만에 1군 무대를 밟았다. 23일 인천 SSG전서 1군에 등록됐다. 24일 경기 1회말에 안중열 대신 투입됐다. 2020년 10월31일 광주 KIA전 대수비 출전 이후 1027일만의 1군 경기 출전.
이렇게 오랜만에 1군에 온 포수가 1개월 뒤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안방마님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심지어 김형준이 국가대표 포수임을 증명하는데 단 1경기면 충분했다. 이날 5회와 8회 데뷔 첫 연타석홈런을 터트렸다. 2020년 10월13일 창원 KIA전 이후 1045일만에 적립한 홈런과 타점.
타격 재능이 고스란히 드러난 두 방이었다. 5회에는 SSG 왼손 선발투수 제이크 맥카티에게 볼카운트 1B1S서 3구 커터를 잡아당겨 좌월 솔로포를 쳤다. 실투가 아니었다. 몸쪽으로 잘 붙였으나 김형준이 기 막히게 타이밍을 맞췄다.
심지어 8회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풀카운트서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가는 커터를 툭 밀어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물론 SSG랜더스필드의 좌중간, 우중간이 다른 구장들보다 짧긴 하지만, 김형준의 타격 기술을 확인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김형준은 상무에서 전역하기 직전 오른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당했다. 전역 후 재활을 하느라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그렇게 스프링캠프 참가가 불발됐다. 무릎이 나으니 발목이 말썽이었다. 훈련 도중 공을 잘못 밟아 또 재활했다.
강인권 감독으로선 스프링캠프에서 1군 야수들,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지 못한 포수를 쉽게 1군에 올릴 수 없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가 김형준의 잠재력을 믿고 뽑았으니, 오히려 강인권 감독은 김형준을 퓨처스리그에 머무르게 했다. 1군에 올라오면 어차피 매일 경기에 나가지 못하니, 차라리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실전을 치르면서 아시안게임을 대비하라는 배려였다.
그러나 상황이 또 바뀌었다. 주전포수 박세혁이 손목 부상으로 1군에서 빠진 상태다. 안중열을 계속 주전으로 내세워 치열한 5강 싸움을 벌이기에 조금 부족했다고 판단한 듯하다. 결국 과감하게 김형준을 1군에 불러 경쟁을 붙이기로 한 듯하다. 당장 박세혁이 돌아오기 전까지 김형준과 안중열의 경쟁이 벌어진다.
김형준은 1개월 뒤 아시안게임에서도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키움의 무서운 고졸 신인 김동헌이다. 김동헌은 포수에게 필요한 모습을 종합할 때 고졸 신인의 레벨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김형준과 달리 개막엔트리에 포함된 뒤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이런 상황서 김형준이 1군에 복귀했으니, 아시안게임까지 1개월간 두 사람이 보이지 않는 대표팀 주전 포수 경쟁을 벌이게 됐다. 악재가 가득한 대표팀으로서도 반가운 일이다. 이제 김형준은 1군에서 수비력, 투수리드, 일관성 등을 평가받는다.
김형준은 구단을 통해 “처음에는 그라운드에 나가 조금 정신이 없었는데 바로 내가 할 수 있고, 그동안 준비했던 것들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첫 타석에서는 타이밍이 늦어 결과가 좋지 않았다. 다음 타석 때는 결과에 상관없이 앞에서 타이밍을 맞추자고 생각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형준은 “개인적으로 아프지 않고 건강히 1군 무대에 복귀했고, 복귀 경기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 팀이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건강하게 1군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퓨처스 트레이닝 파트와 코치님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힘든 재활 시기를 잘 이겨 낼 수 있도록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다음 경기는 팀이 승리할 수 있게 더 좋은 플레이를 하겠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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