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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최정 선배님 홈런에 내가 언급되다니 좋다.”
SSG 랜더스 간판타자 최정(37)은 지난 24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서 시즌 10번째 홈런이자 개인통산 468번째 홈런을 쳤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의 467홈런을 넘어 KBO리그 역대 최다홈런타자가 됐다. 물론 이승엽 감독은 일본에서 8년간 뛰었고, 그 홈런(159홈런)을 보태면 통산 626홈런이다. 그렇다고 해도 최정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절대 아니다.
흥미로운 건 부산 사직구장에서 최정의 468호 홈런공을 잡은 사람이 KIA 타이거즈 팬이라는 사실이다. 해당 팬은 김도영이 최정처럼 성장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발언을 접한 김도영의 답을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직후 들었다.
김도영은 “최정 선배님처럼 되라는 말을 들었다. 최정 선배님 홈런에 내가 언급되다니 좋다. 영광이다. 최정 선배님이 KBO 최다홈런을 쳤는데, 나도 꾸준히 잘 하고 싶다”라고 했다. 실제 최정은 꾸준함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단, 김도영은 “난 홈런 욕심은 없다. 중장거리 타자라고 생각한다. 정확히 맞추자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간다”라고 했다. 최정의 정확한 홈런개수를 취재진에 묻는 걸 봐서는, 최정은 홈런타자이고 자신은 중장거리 타자이니 엄밀히 볼 때 스타일은 다르다는 얘기다. “난 뛰면서 홈런을 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김도영의 말은 사실이다. KIA에서 누구도 김도영을 홈런타자라고 규정하지 않는다. 이범호 감독은 타격코치 시절부터 허리 회전을 강조, 마음껏 띄워서 치라고 했다. 김도영 특유의 운동능력을 감안할 때 장타력을 겸비한 공수겸장, 클러치히터 3루수가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정확성과 장타력, 기동력, 수비력을 망라한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라는 얘기다.
그런 김도영은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고척스카이돔 중앙담장(122m)을 넘는 홈런을 터트렸다. 23일 키움전서는 무려 타구속도 176km, 발사각 37.9도짜리 미사일을 터트려 큰 화제가 됐다. 남들보다 히팅포인트가 공 1~2개 뒤에 있어도 몸 스피드, 탄력, 파워를 이용해 잡아당겨 홈런을 칠 수 있는 미친 운동능력의 소유자라는 게 최형우의 설명이다.
즉, 김도영은 지금처럼 성장하면 홈런을 의식하지 않고도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지난해 KIA 경기를 중계하면서 김도영이 3할-30홈런-30도루를 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KBO리그에 6명(1997 이종범, 1999 이병규-제이 데이비스-홍현우, 2000 박재홍, 2015 에릭 테임즈)만 갖고 있는 진기록이다.
최정도, 알고 보면 개인통산 176도루를 기록 중이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에, 2012년 20도루, 2013년 24도루로 2년 연속 20도루를 해냈다. 이 시기에 26홈런, 28홈런을 각각 치면서 2년 연속 20홈런-20도루를 했다. 그러나 30-30은 한번도 하지 못했다.
김도영과 최정은 능력이 좋고, 홈런도 칠 수 있고 도루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수주 겸장 3루수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 노력을 겸비한 천재 타자다. 단, 세부적으로 파고 들면 김도영의 설명대로 스타일은 약간 다르다. 최정은 홈런타자에 가깝지만, 김도영은 훗날 다 잘 하는 타자로 거듭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러면 제2의 이종범이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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