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와 나성범에겐 축제였지만, LG 트윈스와 유영찬에겐 악몽이었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 첫 경기는 KIA의 3-2 역전승으로 끝났다. 1위 KIA는 2위 LG를 5경기 차로 밀어내며 심리적 안정감을 가졌다. 반면 LG는 마무리 유영찬이 무너지면서 두 배의 데미지를 입었다. 다음 경기에도 지장을 주는, 전형적으로 감독들이 꺼리는 유형의 패배였다.
올해 LG 불펜은 작년보다 약화됐다. 그러나 고우석(펜서콜라 블루와후스)의 대체자를 확실하게 발굴한 건 수확이다. 우완 유영찬(27)이다. 올 시즌 49경기서 7승4패2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42. 피안타율 0.248에 WHIP 1.44.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포심 평균 148km를 뿌린다. 포심과 슬라이더, 포크볼을 구사한다. 염경엽 감독으로부터 투구 매커닉이 좋아 선발투수를 해도 부상 없이 롱런 가능하다는 칭찬을 받은 바 있다. 전반기 종료를 앞두고 감독 기준 전반기 MVP라는 평가도 받았다.
그런 유영찬이 올해 유독 KIA에 약하다. KIA를 상대로 6경기서 2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8.10이다. 올해 범한 5개의 블론세이브 중 KIA전이 세 차례다. 16일 잠실 경기서도 2점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최원준에게 볼넷, 김도영에게 좌중간 1타점 2루타, 나성범에게 역전 결승 우월 투런포.
참고로 유영찬은 올해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를 상대로 7경기서 평균자책점 제로, 키움 히어로즈에 4경기서 평균자책점 제로, 삼성 라이온즈에 3경기서 평균자책점 제로다. KT 위즈에 4경기서 평균자책점 4.91로 약하긴 하다. 그래도 KIA와 KT를 제외한 7개 구단 상대로 고른 활약을 보인다.
특히 16일 경기는 7월10일 잠실 경기와 매우 흡사했다. 당시에도 유영찬은 2-0으로 앞선 9회초에 마운드에 올라 박찬호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아 1사 3루 위기에 처한 뒤 최원준에게 좌선상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김도영을 야수선택으로 내보낸 뒤 최형우에게 좌중간 동점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좌중간 단타에 1루에서 홈까지 파고든 김도영의 ‘미친 주루’가 있었지만, 유영찬이 흔들렸던 게 사실이다. 그날 LG는 연장 10회에 백승현이 3실점하며 2-5로 역전패했다.
KIA 타자들은 유영찬에게 세 차례나 블론세이브를 안기며 자신감을 가졌다. 반면 유영찬은 KIA전을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두 팀은 포스트시즌, 특히 한국시리즈서 만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엄연히 다르다. 그러나 KIA는 자신감을 갖는 반면 LG는 찜찜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단기전 향방에 미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염경엽 감독의 출구전략이 궁금하다. 어쩌면 딜레마다. 1년 내내 고생한 마무리를 이제 와서 바꾸는 것도 대단한 리스크가 있다. 현실적으로 유영찬 카드를 그대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 단, KIA전을 대비해 세밀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는 있다.
잠실=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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