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배우 유승호가 매체 배우가 연극 무대에 오르는 것에 대한 불호 반응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뉴 밀레니엄'을 앞두고 인종, 정치, 종교, 성향 등을 이유로 소외받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뤘으며, 유대계 성소수자인 미국 극작가 토니 커쉬너의 작품으로 1991년 초연했다.
유승호는 극 중 백인 와스프 출신 게이 남성이자 에이즈 환자인 프라이어 월터 역을 맡았다. 드랙 아티스트에서 시한부까지 20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동안 한계 없는 연기를 무한대로 펼쳐보였고, 특히 체중 감량, 매니큐어 등 외형적으로도 파격적인 변신을 해 유승호 만의 프라이어 월터를 완성했다.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유승호는 마이데일리와 만나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5년간 영화, 드라마를 통해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였던 유승호다. 사실 매체 연기와 연극 무대 연기는 발성부터 표현하는 방식 등 많은 것들이 달라 쉽게 도전을 못했을 법도 한데, 어떤 계기로 첫 연극에 도전하게 됐을까.
유승호는 "예전부터 저한테 기회가 있긴 했는데, 많이 무서웠다. 제가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아니기도 하고, 관객들 앞에서 제가 제 연기로 맞설 용기가 안나더라"며 "30대에 진입을 하면서 늘 편한 것만 하면 무슨 발전이 있을까 생각해서 겁이 나지만 한 번쯤 부딪혀야 한다면 해보자고 생각했다"며 "베테랑 배우 분들이 무대 위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 바라보는 시선들을 하나하나 교정할 수 있게 도움을 주셔서 용기내서 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일각에서는 매체연기만 하던 배우가 연극 무대에 오르는 것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있는데. 유승호는 "이렇게 미워하실 줄은 몰랐다"며 "내가 열심히 해서 잘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되겠다 생각했다. 근데 저도 부족한 걸 너무나도 인정한다. 좀 더 제가 노력해서 기회를 주신다면, 소극장에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좀 용서가 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관객들의 기립박수도 있었다. 이번 첫 연극을 하며 기립박수를 받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유승호는 "사실 기립박수라는 걸 한 번 받아봤다. 무대 선배님들이 '승호야 기립박수를 받으면 기분이 좋을 거야'라고 하셨다. 모르겠다. 제 나름대로는 그 두 달이라는 시간을 보상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커튼콜 들어가면서 살짝 울기도 했다.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끝나고 팬분들한테 인사드릴 때도 이런 부분 저런 부분이 좋았다고 해주시는 게 감사했다. 제가 새로운 걸 시도했을 때 관객 분들이 좋아하셨을 때 기분 좋았다"라고 돌이켰다.
박서연 기자 lichts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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