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타격이 안 되면 수비는 꼭 해야 한다.”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1)이 한국시리즈 5경기를 풀타임으로 뛰면서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김도영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서 17타수 4안타 타율 0.235 1홈런 5타점 3득점 5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김도영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홈런보다 도루 및 발야구에 초점을 맞췄다. 발야구로 삼성을 공략하겠다고 당당하게 선언했다. 그러나 김도영은 실제로 도루 시도 자체가 두 차례에 불과했다. 홈런 1개를 쳤지만, 공격에선 전체적으로 정규시즌만큼 돋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김도영은 한국시리즈 5경기서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정규시즌서 30개의 실책으로 실책왕이라는 타이틀을 가졌다. 프로 입단 후 본격적으로 3루 수비를 배우기 시작했고, 풀타임 3루수는 첫 해였다. 김도영에게 실책 30개는 일종의 세금이었다.
그 세금을 치르고도 KIA는 통합우승했다. 김도영은 38-40을 달성하며 정규시즌 MVP를 예약했다. 대신 한국시리즈서는 공격보다 수비에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좋은 타격감을 선보인 김선빈, 박찬호, 김태군 등을 충실히 뒷받침했다.
사실 김도영은 야구천재지만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다. 1년 내내 수비에 집중 또 집중해왔다.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꾸준히 기본기 연습을 하며 달려왔다. 내부에선 김도영의 수비를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진정한 공수겸장 3루수로의 진화는 시간문제다. 당장 이번 한국시리즈서 가능성을 봤다.
김도영은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다. 너무 행복하다. 우여곡절 많았다. 3년째지만, 십 몇 년 동안 우승을 못한 선배님들도 있다. 폐 끼치지 않게 더 집중해서 야구를 했다. 내가 힘든 건 힘든 것도 아니었다. 오늘로서 그냥 다 날아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도영은 “5차전서 무조건 끝내고 싶었다. 삼성 타자들, 투수들의 기세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 못 잡으면 우승이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선수들도 점수 차가 어떻든 상관없이 모든 힘을 쏟아 부었다”라고 했다.
한국시리즈를 0실책으로 마친 건 의미가 크다. 김도영은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줬지만, 진짜 수비에서 이젠 팀에 피해를 끼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타격은 안 돼도 수비는 꼭 잘해야 한다고 마음을 먹고 시리즈에 들어왔다. 수비에 모든 포커스를 뒀다”라고 했다.
도루는 하고 싶었지만, 경기흐름을 읽었다. 김도영은 “내 뒤에 나오는 타자들이 좋다. 베테랑 선배님들의 역할이 한국시리즈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내가 무작정 뛰기만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서 도루를 자제했다. 내년에도 목표는 공격보다 수비”라고 했다.
김도영은 이제 잠시 쉬다 프리미어12대표팀에 합류한다. 류중일 감독은 김도영을 국가대표 4번타자로 쓰려고 한다. 그는 “일단 좋은 기운을 가지고 가겠다. 최종엔트리에 들어가면 내 플레이를 마음껏 펼치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돌아오겠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