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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티빙 19금 사극들이 연이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빠른 이슈몰이에 성공했지만, 과연 꼭 필요한 연출이었냐는 의문과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tvNX티빙 '원경'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이현욱)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차주영)의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 사이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 tvN에서는 15세 관람가, 티빙에서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각각 공개 중이다.
티빙 버전은 공개 직후부터 적나라한 정사신과 노출 장면으로 화제를 모았다. 1, 2회에서는 차주영과 이현욱의 합궁, 승은을 입는 이이담까지 과감한 장면들이 담겼다. 모두 tvN 버전에서는 볼 수 없는 수위 높은 장면들이었다.
그 덕분인지 '원경'은 공개 당일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차지했고, 이튿날에는 첫날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노출만이 '원경'의 매력은 아니었다. 15세 관람가인 tvN 버전 역시 티빙보다 공개가 늦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1회 시청률 4.9%(닐슨코리아 전국 평균 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했다. 4회 시청률은 5.6%에 이른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때문에 '원경'의 노출신은 비판에 직면했다. 거침없는 정사신이 과연 '원경'에 꼭 필요한 연출이었냐는 것이다. tvN에서는 티빙과 달리 해당 장면들이 모두 삭제됐지만,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되려 굳이 필요하지 않은 자극적인 장면이 극의 흐름을 깬다는 평이다. 단지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 위한 장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 가운데 '원경' 대본에는 정사 장면에서의 구체적인 노출 설명이 없었고, 제작진이 촬영 전 콘티 단계에서 노출 수위를 높이며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보도가 나와 큰 파장이 일었다.
정사신은 차주영과 이이담이 옷을 입은 채 촬영했고, 신체를 완전히 노출한 대역배우를 쓴 뒤 주연배우의 얼굴을 입히는 CG처리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차주영, 이이담 소속사 측은 방송 전 해당 장면에 대해 조심스럽게 편집을 요구했지만 제작진은 꼭 필요한 장면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일자 '원경' 측은 "처음부터 티빙 버전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제작된다는 점을 오픈하고 캐스팅을 진행했다. 노출 장면이 있다는 것도 오픈된 상태였다"며 "노출 수위에 대해서는 캐릭터와 장면의 특징에 따라 각각 배우별로 진행된 부분이 있으며, 제작이 이루어지는 단계별로 소속사 및 각 배우별로 협의를 거쳤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노출 장면을 오픈하고 캐스팅하는 것도, 노출 수위에 대해 배우들과 협의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대역배우와 CG를 동원한 정사신의 의의는 여전히 납득시키지 못했다. 그렇게 촬영한 장면들이 이야기에 꼭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결국 근본적인 의문은 고스란히 남은 상태다.
'원경'의 노출신 논란은 지난해 공개된 티빙 '우씨왕후'를 떠오르게 한다. 제작비 300억이 투입된 '우씨왕후'는 걸크러시 여성서사를 내세웠지만, 얼음을 입에 문 전라의 궁녀들과 불필요하고 긴 동성 정사신 등으로 노골적이고 퇴폐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티빙의 콘텐츠 전략에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다. 티빙은 유료 결제 구독 플랫폼이다. 꾸준히 구독자가 유입돼야 하고 '선택'될만한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OTT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다양하고 재밌는 콘텐츠, 독점제공은 기본이 됐다.
이 가운데 계속되는 티빙 19금 사극의 선정성 논란은 여배우의 노출을 통해 빠르게 화제성을 확보하며 구동자 증가를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
당장 '우씨왕후'만 하더라도 3주 연속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 누적 시청 UV(순이용자숫자) 역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2위를 기록했다. 외설적이라는 비판은 받았으나 어찌 됐든 티빙 구독자 증가에는 확실히 기여한 셈이다.
그러나 화제성을 끌어올리고 이슈몰이에 성공한 것이 마냥 득일까. 자극적인 콘텐츠로 인한 이슈는 결국 부정적이고, 이는 구독자들에게 피로감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단기적으로는 빠른 구독자 확보에 성공할지라도, 장기적으로는 티빙이라는 플랫폼의 신뢰도를 떨어트릴 것이다.
오는 2월 티빙은 또 하나의 청소년관람불가 사극 '춘화연애담'을 선보인다. 티빙이 '19금 사극'을 대하는 태도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에도 비슷한 논란이 불거진다면 '자극', '외설' 딱지가 붙어도 뭐라 반박할 수 있을까. '춘화연애담'이 티빙 19금 사극의 새 길을 보여줄지, 자극적인 연출로 고스란히 전철을 밟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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