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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세계 최고의 세컨더리 피치다. 이 투구를 칠 수 있는 타자는 아무도 없다.”
‘퍼펙트 괴물’ 사사키 로키(24, LA 다저스)의 주무기는 160km을 거뜬히 넘기는 포심패스트볼이다. 그리고 변화구 주무기는 단연 스플리터다. 일본프로야구에선 이것만으로도 리그를 평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24시즌에 치바 롯데 마린스에서 뛰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두 구종의 구사율을 낮췄다. 대신 슬라이더와 커터 비중을 높였다.
ESPN은 19일(이하 한국시각) 이와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사사키를 디테일하게 파헤쳤다. 일부 미국 언론에선 사사키의 작년 포심 평균구속이 살짝 낮아졌다며 우려한다. 그런데 이는 사사키가 의도한 바일 수 있다. 어차피 메이저리그에 100마일 안팎의 공을 던지는 투수는 수두룩하다. 다시 말해 사사키가 160km를 던지든 157~8km를 던지든 성공의 열쇠는 포심이 아닐 수도 있다.
ESPN은 사사키가 에이스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LA 다저스 선발진 구성을 감안해도 메이저리그에 적응도 채 하지 못한 사사키에게 굳이 1선발을 맡길 이유가 없다. 우선 사사키에게 4~5선발을 맡겨 부담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주무기 스플리터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무조건 통할 것이라고 봤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한 임원은 ESPN에 “세계최고의 세컨더리 피치”라고 했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일본 타자들은 혼란스러워한다. 메이저리그 타자들보다 잘 칠 수 있다. 이 투구를 칠 수 있는 메이저리그 타자는 아무도 없다”라고 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포크볼을 주무기로 한 에이스가 많았다. 그래서 타자들이 정상급 투수들의 포크볼이나 스플리터에 대한 준비 매뉴얼이 있다. 반면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다양한 공을 뿌린다. 타자들이 포크볼 대응만 준비하긴 어렵다. 그리고 사사키의 스플리터 자체의 품질이 대단하다.
ESPN은 “사사키의 손에선 시속 102마일에 달하는 포심의 외관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러나 스핀이 최소화돼 88~92마일 범위로 이동하다가 급락, 전통적인 스플리터처럼 똑바로 내려오거나 커터처럼 약간 글러브 쪽으로 떨어진다”라고 했다. 슬라이더 같아도 스핀이 없어서 갑자기 뚝 떨어지니, 타자들이 대응하기 좀처럼 어렵다.
오히려 ESPN은 사사키의 포심은 “평범하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의 수준에선 그럴 수 있다. ESPN은 “타자들이 빠른 속도의 공을 보는데 익숙하지 않은 일본에선 이 포심을 던져도 안 맞는다. 메이저리그에선 그렇지 않다”라고 했다. 스카우트도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200개를 던지면 그것을 알아낼 것이다”라고 했다.
사사키는 영리하다. 슬라이더와 커터 비중을 늘리면서 투심도 던지기 시작했다는 게 ESPN 설명. ESPN은 “포심에 대한 더 나은 커맨드를 확보하고, 포심 의존도를 낮추고 스플리터가 진정한 퍼터웨이 피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른 투구를 통합하는 게 핵심이다. 스카우트들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사사키의 포심에 익숙해지면 사사키는 투심, 슬라이더, 커터 사용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한다”라고 했다.
이밖에 ESPN은 사사키의 내구성 약점을 분명하게 지적했다. 한 스카우트는 “사사키는 매우 운동능력이 뛰어나고 타고난 힘이 좋다. 그러나 워크 호스(꾸준한 일꾼, 내구성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했다. 일각에선 사사키가 몸무게를 약간 불려 벌크업을 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사사키가 24세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야구는 어디에서든 야구지만 메이저리그는 일본과 또 다른 측면이 있다. 또 다른 구단 임원은 ESPN에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가장 큰 조정거리는 ‘팀원들과 잘 어울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아직 어린 나이의 사사키는 치바롯데 시절 태업 의혹 등으로 많은 선수에게 지지를 받지 못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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