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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사사키 로키가 LA 다저스에서 11번의 번호를 사용하는 것일까. 기존에 11번을 사용하고 있던 미겔 로하스가 72번으로 번호를 바꿨다.
'닛칸 스포츠' 등 일본 현지 복수 언론은 21일(이하 한국시각) LA 다저스 미겔 로하스가 11번에서 72번으로 등번호를 바꿨다는 소식과 함께 "사사키 로키에게 등번호 11번을 내줬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지난 2022년 일본프로야구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전승 우승에 큰 힘을 보탰던 사사키는 지난해 데뷔 첫 10승 시즌을 보낸 뒤 치바롯데 마린스의 허락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2023-2024년 겨울에는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도 연봉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으며 마찰을 일으켰지만, 이번엔 달랐다. 그리고 12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포스팅 됐다.
사사키를 향한 열기는 엄청났다. 메이저리그는 25세 미만의 선수는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로 분류하며, 각 구단들은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금액 정해져 있다. 트레레이드 등을 통해 금액을 추가로 확보할 순 있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드라마틱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는 없는 만큼 모든 구단이 비교적 공평한 입장에서 사사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사사키는 포스팅이 된 후 LA 다저스를 비롯해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 시애틀 매리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많은 구단들과 만남을 가졌다. 1차 면담에서 사사키는 장소를 에이전트 사무실로 특정했고, 시간도 2시간 내외로 설정, 현재 구단에 몸담고 있는 선수나 레전드는 동행하지 못하도록 못 박았다. 최대한 동등한 환경에서 구단의 어필을 들어보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 세 구단이 최종 행선지 후보로 남았다. 바로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토론토였다. 그리고 2차 면담이 시작됐는데, 이번에는 사사키가 직접 움직였다. 특히 펫코파크에서 사사키는 샌디에이고 트레이닝복을 입고 캐치볼을 하기도 했다. 게다가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 유가 사사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면담에 참석했고, 다저스의 경우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러브콜을 보낸 데 이어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사사키 설득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 18일 사사키가 최종 행선지를 결정했다. 당초 가장 입단 가능성이 높게 거론됐던 다저스였다. 사사키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다저스의 모자 사진과 함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게 되었다"며 "매우 어려운 결단이었지만, 야구 인생을 마치고 돌아봤을 때 올바른 결단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입단 회견에서는 여기까지 지지해 주신 모듬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저스 유니폼의 소매를 걷어붙이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사사키가 포스팅이 됐을 때부터 다저스에 입단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였지만, 다저스도 방심하진 않았다. 다저스는 지난 16일 국제 아마추어 보너스풀이 리셋된 후 트레이드 등을 통해 추가 금액을 확보했고, 사사키에게 650만 달러(약 93억원)의 계약금을 안길 수 있게 됐다.
그리고 21일 사사키의 등번호를 예상할 수 있게 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기존에 11번을 사용하던 미겔 로하스가 72번으로 등번호를 변경한 것이다. 따라서 사사키가 11번을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사사키는 치바롯데에서는 17번의 번호를 사용했으나, 현재 다저스에서 17번은 오타니 쇼헤이가 사용하고 있다. 이어 2023년 WBC에서는 14번을 달았으나, 다저스에서 14번은 통산 370홈런을 터뜨리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길 호지스의 번호로 영구 결번으로 지정돼 있는 상황.
일본 선수들은 자국에서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10번대의 번호를 애용하는 편. 그 중에서도 18번이 일본에서는 '에이스' 투수가 사용하는 등번호라는 인식인데, 18번도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사용하고 있는 만큼 다저스에서 사사키는 11번을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11번은 샌디에이고의 다르빗슈 유가 일본 시절부터 사용하던 번호이며, 오타니가 니혼햄에서 다르빗슈의 11번을 이어받은 바 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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