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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LA 다저스가 또 '디퍼'를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태너 스캇을 영입하며 불펜을 보강한지 이틀 만에 정상급 불펜 커비 예이츠와 잠정적인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이다.
미국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은 22일(이하 한국시각) "이미 급여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있는 LA 다저스가 FA(자유계약선수) 커비 예이츠와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지난 200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6라운드 전체 798순위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지명을 받은 예이츠는 무려 9년의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2014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처음 빅리그 무대에 입성, 37경기에 등판해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5을 기록했다. 오랜 무명 생활을 마친 기쁨도 잠시, 이후 두 시즌 동안 예이츠는 데뷔 첫 시즌의 임팩트를 보이지 못했다.
2년차였던 2015년 20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7.97을 기록하는데 그쳤던 예이츠는 2016시즌에 앞서 뉴욕 양키스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으나, 41경기에서 2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5.23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예이츠가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2017시즌이었다. LA 다저스에서 1경기 평균자책점 18.00을 기록한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한 예이츠는 61경기에서 4승 5패 2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필승조'로 거듭났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예이츠는 2018시즌 65경기에서 5승 3패 16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2.14로 활약했고, 2019시즌에는 무려 5패를 떠안았지만, 60경기에서 41개의 세이브를 수확하는 등 평균자책점 1.19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생애 첫 올스타 선정의 기쁨과 함께 내셔널리그 '세이브왕' 타이틀을 손에 넣는 기쁨을 맛봤다. 그리고 그해 사이영상 투표에서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승승장구의 길을 걸어나가던 예이츠는 2020시즌 중 부상을 당해 2021시즌을 통째로 날리는 등 2022시즌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2023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서 61경기에 등판해 7승 2패 9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3.28로 부활했고, 지난해에는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7승 2패 2홀드 33세이브 평균자책점 1.17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뒤 FA 시장에 나왔다.
꾸준한 투수는 아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을 뛰며 굵직한 성적을 남겼던 만큼 예이츠는 최근 다저스가 'FA 불펜 최대어' 태너 스캇과 4년 7200만 달러(약 1032억원)의 계약을 맺기 전, 다저스와 대화를 나눴었다. 그러나 다저스가 스캇을 영입하면서 예이츠와는 연이 닿지 않는 것처럼 보였으나,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에 따르면 이미 잠정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나이팅게일은 "연봉 총액이 3억 8000만 달러(약 5445억원)를 넘는 다저스는 불펜 투수 마이클 코펙이 시즌이 시작된 후 몇 달을 결장할 가능성이 예상됨에 따라 불펜진 뎁스를 강화하고자 했다"며 예이츠의 영입 배경을 밝혔다. 현재 예이츠의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메디컬 테스트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머지 않아 발표가 나올 전망이다.
앞서 나이팅게일이 언급했던 것처럼 다저스 선수단의 연봉 총액은 무려 3억 8000만 달러가 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꾸준히 전력을 보강하는 중. 그 배경에는 '디퍼(지급유예)'라는 시스템이 있다. 연봉 지급을 향후로 미루는 것이다. 다저스는 'MVP 트리오'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에 이어 '양대리그 사이영상' 블레이크 스넬과 토미 에드먼, 개빈 럭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태너 스캇 등 수많은 선수들과의 계약에 '디퍼'를 활용해 '현재'의 부담을 덜어냈다.
최근 다저스의 계약 형태를 고려했을 때 예이츠의 계약에도 디퍼가 활용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38세의 예이츠는 이제 40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만큼 어느 정도의 대우가 필요한 까닭이다. 다저스의 행보에 거침이 없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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