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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어서와(ようこそ)"
LA 다저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각) 사사키 로키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푸른색 넥타이에 양복을 입은 사사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입단식과 기자회견의 시간을 가졌다.
고교 시절부터 최고 163km의 강속구를 뿌리며 엄청난 주목을 받았던 사사키는 2019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치바롯데 마린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데뷔 첫 시즌에는 단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않았던 사사키는 2021년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로 데뷔, 2022년 일본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사사키는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자신의 최고 구속인 165km를 마크하는 등 일본 대표팀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고, 2023-2024년 겨울 한차례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치바롯데 마린스의 허락을 받아내지 못했고, 부상으로 풀타임 시즌도 치르지 못했는데, 빅리그 진출 여부를 두고 구단과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많은 비판,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는 달랐다. 사사키는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데뷔 첫 10승을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고, 포스트시즌 일정이 끝남과 동시에 이례적으로 치바롯데 마린스가 사사키와 빅리그 진출 여부를 두고 대화를 나누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리고 마침내 치바롯데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사사키의 도전을 허락하기로 결정, 지난해 12월 사사키가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포스팅 직후 사사키는 무려 20개 구단이 넘는 팀으로부터 관심을 받았고, 해가 바뀐 뒤 최종 행선지 후보는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까지 3개 구단으로 좁혀졌다. 이후 각 구단들과 2차 면담의 시간을 가진 사사키는 지난 18일 SNS를 통해 다저스을 공식화하며 "매우 어려운 결단이었지만, 야구 인생을 마치고 돌아봤을 때 올바른 결단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사키는 다저스로부터 계약금만 650만 달러(약 93억원)을 받으며, 25세 미만의 선수로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선수로 분류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까닭에 올 시즌 연봉은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이다. 치바롯데에서는 17번, WBC 대표팀에서는 14번을 사용했지만, 다저스에는 이미 오타니가 17번을 사용함에 따라 사사키는 미겔 로하스로부터 11번을 양보 받았다.
사사키는 첫 인사를 통해 LA 산불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자신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아버지를 잃었던 아픔이 있기 때문. 그는 "LA가 힘들 때인데 많은 분들이 모여주셔서 감사하다. 내가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곳을 택할 기회를 되새기며 한 달을 보냈다. 모든 구단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에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다저스에 가기로 한 것이 최선의 결론이라고 믿고, 내 가능성을 믿어주는 사람들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말 문을 열었다.
이어 사사키는 "나도 피해를 입어 괴로운 경험을 했지만, 자신의 목표를 잃지 않는 것, 계속 앞을 보는 것만은 잊지 않으려고 했다. LA도 힘든 상황이지만, 오늘부터 다저스의 일원으로 LA와 함께 앞을 향해 열심히 하겠다"며 "내 도전을 뒷받침해 주신 치바롯데에도 감사하다. 그리고 에이전트를 비롯해 지금까지 인생을 지지해 주신 여러분, 가족에게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사키는 질의응답을 통해 "모든 구단이 매력적이었는데, 여러 이야기를 나눈 뒤 종합적으로 다저스가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 다저스는 프런트가 안정돼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며 협상 과정에서 자신의 평균 구속 저하의 원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분석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건넨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계약 조건에서 별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 내에 더 구체적으로 팀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사키는 2차 면담 과정에서 'MVP 트리오' 오타니 쇼헤이-무키 베츠-프레디 프리먼 등과 식사 시간을 가졌고, 특히 야마모토 요시노부로 부터 매우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사사키는 "이번 협상에서 일본인 선수의 유무를 중요시하지는 않았다. 오타니와 야마모토 모두 훌륭한 선수다. 외에도 훌륭한 선수가 많기 때문에 그 분들과 플레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굉장한 기대가 있었다. 우선 그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입단이 확정된 후 오타니, 야마모토와는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그는 "(오타니, 야마모토가) 메시지로 연락을 주셨는데, 내가 '다저스에서 신세를 지겠습니다'라고 하니, '어서와'라는 느낌으로 연락을 받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사사키는 자신에게 11번의 번호를 양보해준 미겔 로하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빼놓지 않았다. 사사키는 "11번은 학창시절에 몇 번 사용했었고, 생각이 나던 번호였다. 로하스가 양보해줘서 고맙다"며 "나는 아직 다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많은 경기에 나가기 위해서 열심히 할 것이다. 일본에서도 몇 번 부상이 있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 구단에서 개선할 수 있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불안감은 있지만, 어떻게든 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끝으로 사사키는 "팬들께서 직구와 포크볼 배합의 투구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우선 1년 내내 내 퍼포먼스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지금은 마이너리그 계약이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꿇고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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