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날 것의 매력은 제대로 챙겼으나, 묘하게 촌스럽다. 팬데믹 시기를 지나 4년 만에 빛을 봤지만, 애매해서 아쉬운 영화 '브로큰'(감독 김진황)이다.
영화는 교도소 출소 후 민간인의 삶을 살아가는 민태(하정우)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민태는 과거 조직 생활을 했지만, 손을 씻고 평범한 인생을 살아보려 한다. 그때 동생 석태에게 도착한 음성 메시지 하나. 민태는 "또 사고쳤다"는 동생의 말에 집으로 향하지만, 석태는 며칠 뒤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하나뿐인 동생을 위해 교도소까지 다녀온 민태다.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민태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단서를 찾아다닌다. 민태의 앞에 동생의 죽음이 담긴 이야기를 쓴 소설가 호령(김남길)이 나타나고, 그와 동생의 아내 문영(유다인)이 엮여 있음을 알게 된다. 민태는 진실을 알기 위해 문영을 찾아 나서고, 그 과정에서 잠재웠던 본능이 되살아나게 된다.
'브로큰'은 민태의 복수 추적극이다. 과거 몸담았던 조직부터 라이벌 조직, 동생의 아내와 엮여 있는 사람들까지 들쑤신다. 평범한 사람으로 살겠다는 다짐은 잊어버린 채 주저 없이 주먹을 휘두른다. 영화 '추격자', '황해' 속 무자비하고 야수 같은 하정우의 얼굴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다만 관객들이 민태의 상황에 공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극 중 석태는 아내에게 폭언과 폭행을 저지르는 인간 말종으로 그려진다. 마약과도 얽혀있어 조직에서도 문제아로 취급된다. 동생을 조직 세계로 끌어당겼다는 민태의 죄책감은 알겠으나, 이것만으로 공감대를 얻기엔 역부족이다.
하정우는 퍼석하고 사나운 얼굴로 관객들과 마주한다. 자신이 제일 잘하는 장르에서 눈 돌아간 연기를 선보인다. 하정우가 왜 "처음 연기 시작했을 때 느낌을 받았다"고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남길과 유다인, 정만식, 임성재 역시 제 역할을 다해내지만 하정우를 돋보이게 하는 장치로만 소비되는 듯해 아쉬움을 남긴다.
'브로큰'이 200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제작된 만큼, 보는 사람에 따라 촌스럽다고 느껴질 수 있겠다. 좋게 보면 클래식, 나쁘게 보면 촌스러움이다. 하드보일드 장르, 날 것의 느낌을 선호하는 관객에게는 반가운 작품이 될 듯하다.
2월 5일 개봉. 러닝타임 99분. 15세 이상 관람가.
박로사 기자 teraros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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