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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윌리엄스를 마이너리그에 머무르게 할 수도"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3일(이하 한국시각) "탬파베이 레이스 최고 유망주가 김하성의 영입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스토브리그 내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비롯해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등 많은 구단들과 연결고리가 형성됐지만, 지난해 받은 어깨 수술로 인해 막상 계약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던 김하성은 지난달 30일 깜짝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체결했다. 대상은 바로 탬파베이 레이스였다.
탬파베이는 김하성과 계약에서 첫 시즌 연봉 1300만 달러(약 191억원)를 보장, 타석수에 따른 옵션 200만 달러(약 29억원)의 인센티브를 포함시켰다. 그리고 한 시즌을 뛴 후 새로운 계약과 행선지를 찾아 떠날 수 있는 옵트아웃을 제공, 만약 김하성이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다면 2026시즌에는 1600만 달러(약 235억원)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2년 2900만 달러(약 426억원)가 보장되는 이번 계약은 탬파베이 구단 역사상 5번째 해당되는 큰 지출이이었고, 이에 김하성은 올해 단숨에 탬파베이 '연봉킹'으로 올라섰다.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을 손에 넣진 못했으나, 지난해 막판 어깨 수술을 받은 것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김하성의 탬파베이행이 보도된 후 현지 언론들은 탬파베이가 김하성을 영입한 가장 큰 이유로 '특급유망주' 카슨 윌리엄스가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함으로 해석했다. 2022시즌에 앞서 11년 1억 8200만 달러(약 2674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천재' 완더 프랑코가 미성년자 성범죄에 연루되면서 메이저리그로 복귀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 까닭.
그만큼 윌리엄스를 향한 탬파베이의 기대감은 매우 크다. 윌리엄스는 지난 202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8순위로 탬파베이의 지명을 받은 특급유망주. 데뷔 첫 시즌이었던 2021년에는 루키리그에서 11경기 밖에 뛰지 않았으나, 2022년 싱글A에서 113경기 114안타 19홈런 타율 0.252 OPS 0.818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3년 하이 싱글A와 더블A, 트리플A에서 총 115경기에 출전해 112안타 23홈런 81타점 20도루 타율 0.257 OPS 0.853의 성적을 남겼고, 지난해에는 더블A에서 115경기 111안타 20홈런 69타점 33도루 타율 0.256 OPS 0.821로 무럭무럭 성장해 나가는 중이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베이스볼아메리카(BA) 유망주 랭킹 37위에 오를 정도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트리플A에서 단 4경기 밖에 뛰지 않은 만큼 아직 빅리그의 부름을 받을 만한 수준은 아니다. 빅리그에서 주전으로 기용하기 위해서는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 때문에 탬파베이가 무리한 지출을 감행하면서 김하성을 영입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SI'는 김하성이 윌리엄스의 앞길을 막을 수도 있다고 봤다.
'SI'는 "김하성은 어깨 수술에서 횝고 중이며, 5월까지는 뛸 준비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경기에 출전하게 된다면 최고 유망주인 카슨 윌리엄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유격수인 윌리엄스는 마이너리그 최고의 수비 유망주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윌리엄스는 곧 메이저리그에 승격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김하성이 유격수를 맡게 된다면 임시로 포지션을 옮겨야 할 수도 있다. 아니면 김하성의 존재가 윌리엄스를 마이너리그에 머무르게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탬파베이 입장에서는 사실 윌리엄스의 콜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굳이 메이저리그 경험을 쌓게 해주기 위해 콜업을 했다가는 '서비스 타임'만 채워주는 꼴이 된다. 탬파베이가 김하성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 김하성이 2025시즌을 뛴 후 옵트아웃을 통해 새로운 행선지를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니라면, 탬파베이는 윌리엄스를 마이너리그에 놔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SI'는 "탬파베이는 종종 유망주의 다재다능함을 강조하며 필드를 돌아다니라고 요청하지만, 윌리엄스는 유격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에서 경기를 치른 적이 없다. 2025년 윌리엄스가 트리플A로 향하면서 상황이 달라질 순 있지만, 이는 단기적으로 백업 활약을 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윌리엄스는 앞으로 향후 수 년 동안 탬파베이의 주전 유격수를 맡을 선수"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SI'는 "윌리엄스는 베이스볼아메리카에서 팀 내 유망주 1위였다. 하지만 김하성이 건강해지면 유격수에서 윌리엄스의 우위를 점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윌리엄스를 마이너리그에 머무르게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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