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태군은 식물포수에서 탈출했다. 한준수는 폭풍 성장했다. 그렇다면 세 번째 포수 한승택(31)은 어떻게 될까.
KIA 타이거즈 안방은 2~3년 전을 떠올리면 상전벽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좋다. 2023년 7월 트레이드를 통해 입단한 김태군이 빠르게 팀에 스며들었다. 그에게 혼이 안 난 선수가 거의 없다. 프로가 가야 할 길, 우승해야 할 팀이 해야 할 일들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김태군 효과는 이미 수치화 할 수 없는 영역까지 파고들었다. 여기에 한국시리즈 3차전 만루홈런을 기점으로 타격에도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는 평가다.
한준수는 2023시즌 KIA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다. 전임감독 시절부터 간혹 기용되며 이름을 알리더니, 이범호 감독을 만나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한국시리즈서는 철저히 백업이었지만, 정규시즌서는 오려 김태군보다 비중이 살짝 높았다. 일발장타력이 있는 타격이 아주 매력적이다. 과감한 오픈스탠스로 자신만의 타격 완성도를 끌어올릴 조짐이다. 수비, 경기운영에서 경험을 더 쌓으면 포스트 김태군으로 손색없다는 평가다.
현 시점에서 KIA 안방은 김태군과 한준수의 2인 체제다. 그런데 어바인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는 포수는 3명이다. 오랫동안 수비형 포수로 뛰어온 한승택(31)이다. 한승택은 수비력이 좋고, 팀 포수들 중에선 어깨가 가장 강하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간 것도 어깨 덕분이었다.
그러나 한승택은 실제로 한국시리즈 출전시간이 0이었다. 한준수는 1경기라도 백업으로 나갔지만, 한승택에겐 그런 기회조차 없었다. 굴욕적이었지만, 받아들여야 했다. 이범호 감독이 의도적으로 김태군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어쨌든 그 또한 KIA 안방의 현주소다.
한승택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145일 이상 6시즌을 채웠고, 나머지 시즌의 등록일수와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받은 보너스 일수까지 더하면 7시즌을 더하고도 남는다. 올해 1군 등록일수가 많지 않아도 FA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에도 1군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FA 시장에서 가치형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문에 한승택에겐 올 시즌이 아주 중요하다. ABS 시대가 열리면서 수비형포수는 예전만큼 매력이 크지 않다. 결국 통산타율 0.207에 대한 돌파구를 열 필요가 있다.
어바인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한승택에겐 위기이자 기회다. 이범호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시간이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서 임팩트가 떨어진 백업선수가 시즌 도중 갑자기 기회를 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1군 뎁스가 탄탄한 KIA라면 두 말할 게 없다.
팀 입장에선 요긴한 카드임이 확실하다. 김태군과 한준수의 부상, 부진에 대비한 카드로 최적격이기 때문이다. 이상준 등 젊은 백업포수들은 아직 1군에서 갑자기 주축포수들을 뒷받침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이범호 감독이 한승택을 어바인에 데려간 건 나름의 확실한 목적이 있을 수도 있다. FA까지, 한승택의 운명의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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