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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152km/h'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8일 "투·타 이도류 도전을 선언한 라쿠텐 골든이글스 타츠미 료스케가 킨쵸캠프에서 첫 불펜 투구에게 152km를 마크했다"며 "이시이 카즈히사 단장과 미키타니 히로시 구단주 앞에서 잠재능력을 발휘했지만, 결과적으로 스태미너 부족을 이유로 불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 2018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지명을 받은 타츠미는 데뷔 첫 시즌이었던 2019년 124경기에 출전해 72안타 4홈런 25타점 42득점 13도루 타율 0.229 OPS 0.638을 기록하며 본격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리고 2020시즌 56안타 8홈런 타율 0.223 OPS 0.664, 2021시즌에는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고,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10개)를 기록했으나, 공격에서는 좀처럼 알을 깨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꽃을 피우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2022시즌 120경기에 출전해 111안타 11홈런 35타점 60득점 12도루 타율 0.271 OPS 0.766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내더니, 지난해 143경기에 나서 158안타 7홈런 58타점 68득점 타율 0.294 OPS 0.772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특히 158개의 안타와 12개의 3루타는 퍼시픽리그 1위에 해당될 정도였다. 그리고 이 성적을 바탕으로 타츠미는 처음으로 일본 국가대표팀에 승선하는 기쁨을 맛봤다.
특히 타츠미는 첫 국가대표였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대만과 결승전을 앞두고 "임팩트를 남길 수 있는 마지막 경기다. 마지막으로 결과를 내는 쪽이 주인공이다.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이기고 싶다"는 각오와 함께 "대만에 지면 투수로 전향을 하겠다"는 공략을 내걸었다. 하지만 이는 '망언'으로 이어졌다. 일본이 결승전에서 대만에게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머물렀던 까닭이다.
결과적으로 망언이 됐지만, 타츠미는 자신이 뱉은 말을 지키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연봉협상이 끝난 뒤 일본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도류'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온몸에 금칠을 하고 등장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괴짜'답게 타츠미는 다나카 마사히로(요미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24승 무패를 넘어 25승 무패를 목표로 내세웠고, 이번 스프링캠프부터 본격 '이도류'로 2025시즌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지난 7일 처음 불펜 피칭에 나섰다. 특히 타츠미는 "좋은 등번호로 마운드에 서고 싶었다"며 팀 내 에이스 키시 타카유키의 유니폼(11번)을 빌려 입고 마운드에 올랐고, 일본 복수 언론에 따르면 미키타니 히로시 구단주와 이시이 카즈히사 단장까지 모두 지켜보는 앞에서 타츠미는 최고 152km의 강속구를 뿌렸다. RPM도 무려 2500을 상회했다고. '스포니치 아넥스'는 "13도의 쌀쌀한 날씨에서 투수 중에서 최고 속도를 기록했다"며 "불펜 포수도 눈을 동그랗게 떴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타츠미는 코칭스태프로부터 '낙제점'을 받았다. 이유는 그동안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던 선수인 만큼 체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시이 단장은 "던져 보니 4구 어깨였다. 공 4개로 1이닝을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도류 계약은 당분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미키타니 구단주는 타츠미의 투구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도류 계약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일단 불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타츠미는 계속해서 '이도류'에 도전할 방침이다. 타츠미는 "152km를 던져도 안 됩니까?"라고 망연자실하면서도 "나는 변화구 투수라서 구종은 다채롭다. 다만 무엇을 잘 던질지는 말할 수 없다. 팀이 어려울 때 던질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조 츠요시 니혼햄 감독에 버금갈 정도로 '괴짜'로 불리는 타츠미의 도전은 계속된다. 물론 라쿠텐이 타츠미를 투수로 마운드에 올릴지에 대한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구단주 만큼은 타츠미의 무모할 수 있는 도전을 지지하는 모양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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