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김혜성에게는 결코 좋지 않은 소식이 찾아왔다. LA 다저스가 '슈퍼 유틸리티' 키케 에르난데스와 재계약을 맺었다.
'MLB.com' 등 미국 현지 복수 언론은 10일(한국시각) "키케 에르난데스가 LA 다저스로 복귀한다"고 전했다. 이날 키케는 자신의 SNS를 통해 "열린 문을 통해 걸어간다(Walking through the open door)"며 다저스와 계약을 셀프 발표했다.
지난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191순위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키케는 2014년 처음 빅리그에 입성, 휴스턴과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뛴 후 2015년시즌에 앞서 다저스로 이적했다. 그리고 다저스에서 첫 시즌 76경기에 나서 62안타 7홈런 22타점 타율 0.307 OPS 0.836으로 활약하며 출전 기회를 늘려나가기 시작했다.
2016시즌 109경기에 출전한 키케는 2017시즌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렸고, 2018년에는 145경기에서 103안타 21홈런 52타점 67득점 타율 0.256 OPS 0.806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2019년에도 130경기에 나서 17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다저스에서는 없어선 안 될 존재로 거듭났다. 정교함은 늘 문제지만,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파워에 외야는 물론 내야까지 소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키케의 가장 큰 장점.
키케는 코로나19로 단축시즌이 열린 2020시즌 다저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은 뒤 2021년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했으나, 2023시즌 중 다시 다저스로 복귀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126경기에서 83안타 12홈런 42타점 44득점 타율 0.229 OPS 0.654를 기록하면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손에 넣었다.
다저스는 이번 겨울 '양대리그 사이영상' 블레이크 스넬을 시작으로 태너 스캇, 커비 예이츠, 김혜성 등을 영입하며 지난 스토브리그와 마찬가지로 '광폭행보'를 선보였다. 이러한 와중에도 다저스는 키케와 재계약에 대해서 만큼은 늘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이었는데, 마침내 10일 1년 계약을 통해 2025시즌에도 다저스 유니폼을 입는 것이 확정됐다.
이는 김혜성에겐 매우 치명타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김혜성은 3+2년 2200만 달러(약 321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3년 동안 1250만 달러(약 182억원)를 보장받고, 이후 다저스가 동행을 희망하게 될 경우 950만 달러(약 138억원)를 추가로 지급받는 구조다. 내야진이 풍부한 상황에서 다저스가 김혜성에게 손을 내민 것은 사실 의외의 선택이었다.
그래도 다저스는 나름의 계획이 있었다. 당초 김혜성을 유틸리티로 활용할 것처럼 보였으나, 김혜성을 영입한 뒤 사흘 만에 주전 2루수였던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한 것. 이에 스프링캠프에서 경쟁력이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김혜성이 주전 2루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하지만 키케가 재계약을 맺으면서 김혜성은 다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키케는 포수를 제외하면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슈퍼 유틸리티' 자원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중견수(346경기) 경험이 가장 많지만, 2루수로도 무려 264경기나 출전했다. 2루수 출전 빈도는 키케 커리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는 김혜성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2루수 후보로 볼 수 있는 미겔 로하스, 크리스 테일러에 이어 외야수들 앤디 파헤즈, 제임스 아웃맨과도 26인 로스터 경쟁을 펼쳐야 하는 김혜성 입장에서 키케의 재계약 소식은 달갑지 않다. 결국 김혜성은 짧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모든 것을 증명해야 한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