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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환 기자] "김혜성이 팀에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 중"
김혜성은 1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랜치에서 열린 2025년 LA 다저스 스프링캠프 2일차 훈련을 소화했다. 이날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여러 선수들이 김혜성에게 먼저 말을 걸고 적응을 돕는 모습이었다.
2024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들긴 김혜성은 데드라인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행선지를 결정했다. 그 팀은 바로 LA 다저스. 스토브리그 내내 미국 언론 등에서 단 한 번도 연결고리가 만들어지지 않았던 팀, 특히 내·외야 구멍이 없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다저스가 김혜성에게 손을 내밀었다.
다저스와 김혜성의 계약 규모는 3+2년 총액 2200만 달러(약 320억원)이다. 김혜성은 3년 동안 다저스로부터 1250만 달러(약 182억원)을 보장 받는다. 이후 다저스가 김혜성과 동행을 희망해 옵션을 발동할 경우 2년 더 푸른 유니폼을 입게 되며, 950만 달러(약 138억원)을 추가로 지급받게 된다.
그러나 엄연히 아직 김혜성은 메이저리거는 아니다. 26인 개막 로스터에 합류를 통해 데뷔전을 치러야 하는 까닭이다. 일단 팀 내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김혜성을 영입한 뒤 주전 2루수였던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지만, 다저스는 김혜성을 비롯해 토미 에드먼, 미겔 로하스, 크리스 테일러까지 다양한 센터 내야수를 보유 중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슈퍼 유틸리티' 자원으로 평가되는 키케 에르난데스와도 재결합했다.
하지만 경쟁이 불가피함에도 불구하고 다저스 선수들은 '뉴페이스' 김하성이 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김하성은 오전 9시부터 그라운드에서 펑고 훈련을 실시했는데, 펑고 훈련이 막바지로 향하자 2루와 유격수 사이로 모여들었다. 이때 다저스 선수들이 함께 '레츠 고 다저스!(Let's go Dodgers!)'를 외치더니, 김혜성에게 수비 훈련의 마지막 타구를 맡겼다. 그리고 김혜성이 깔끔하게 타구를 처리하자, 환호하며 김혜성을 반겼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수비 훈련을 마친 김혜성은 잠깐 휴식을 취한 뒤 이번에는 방망이를 잡고 등장했다. 그리고 'MVP' 출신의 무키 베츠를 비롯해 여러 선수들과 한 조를 이뤄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여기서도 다저스 선수들이 김혜성과 친해지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리빙레전드'로 평가 받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가 김혜성 근처를 서성이더니, 김혜성의 방망이를 살펴보며 대화를 건넸다.
이후에는 베츠가 '혜성특급'의 타격 연습을 지켜본 뒤 먼저 김혜성에게 다가가 수많은 조언을 쏟아냈다. 베츠는 직접 상체와 하체의 움직임을 통역을 통해 차근차근 설명했고, 이들의 대화는 꽤 오랫동안 지속됐다. 그리고 이후에는 오타니 쇼헤이가 이례적으로 야외에서 배팅 훈련을 진행하기 위해 등장했고, 자신의 차례에 앞서 김혜성에게 다가가 활짝 웃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게다가 타격 훈련이 끝난 뒤에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그라운드에 남아 있는 김혜성에게 다가가 여러 이야기를 건넸고, 김혜성은 90도 인사, 로버츠 감독은 웃음과 악수로 2일차 훈련을 마무리했다.
다저스 스프링캠프 2일차 훈련이 종료된 후 클럽하우스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맥스 먼시는 내야에 모여 '레츠 고 다저스!'를 외쳤던 상황에 대한 물음에 "우리는 마지막에 이 훈련을 한다"며 "마무리가 되지 않으면 다시 그 플레이를 해야 한다. 우리는 김혜성이 우리 팀에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말도 통하지 않고, 아직은 어색한 사이지만, 다저스 선수단은 김혜성이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자신의 실력을 뽐낼 수 있도록 캠프 초반부터 많은 노력들을 보여주고 있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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