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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질롱(호주) 심혜진 기자]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가 어느덧 KBO리그를 대표하는 장수 외인이 됐다. 올해로 7년째다. 사령탑인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와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했다.
2019년 KBO리그 무대를 밟은 쿠에바스는 첫 해부터 13승을 따내며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이듬해인 2020년에도 10승을 올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다.
2021년에는 9승으로 10승엔 실패했지만 KT 창단 첫 통합 우승 주역이 됐다. 2022년 팔꿈치 부상으로 2경기 만에 방출돼 팀을 떠났지만 2023년 6월 대체 선수로 돌아온 그는 12승 무패로 승률왕에 등극했다. 지난해에도 31경기 173⅓이닝 7승12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 비록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19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꾸준함을 보였다.
이제 KT에서 없어선 안될 존재가 됐다. 이제는 한국말도 잘한다. 어린 선수들은 형이라고 부를 정도다.
누구보다 쿠에바스에 대한 애정이 깊은 사람은 이강철 감독이다. 이 감독과 쿠에바스는 참 많이도 싸웠다(?). 한때 쿠에바스가 직구만 고집하던 시절이 있었다. 자신의 속구에 자신감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나무랄 순 없다. 하지만 분명 변화구가 필요할 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직구만을 고집한 것이다. 수를 읽힌 쿠에바스는 버티지 못하고 조기강판 되는 일이 자주 발생한 것이다. 그때마다 이강철 감독은 설득을 하거나 꾸짖거나 하며 쿠에바스의 생각을 바꾸려 했다.
그렇게 지내온 시간이 벌써 7년이 되어가는 것이다. 호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 이야기가 나오자 "돌이켜보면 참 신기하다. 많은 경험을 같이 했다. 참 많이도 싸웠다. 울다가 웃다가 많은 일도 있었다"고 돌아보면서 "나하고는 운명인 듯 싶다"고 미소 지었다.
특히 이 감독은 "중요할 때 쿠에바스가 다 해줬다"며 "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2021년 통합 우승을 쿠에바스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해 10월31일 정규리그 1위를 놓고 열린 타이브레이커에서 삼성전에 등판해 7이닝 99구 8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단 이틀 휴식 후 오른 투수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투혼이었다.
또 있다. 지난해 쿠에바스는 5위 싸움 분수령이었던 8월3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해 6이닝 9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팀의 6-2 승리를 가져왔다. 이때만 해도 한화가 5위에 더 가까웠는데 이날 이기고 나서 KT는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5위 승자가 됐다.
이 감독은 "타이브레이크, 한국시리즈에서 다 해줬다. 한화랑 할 때도 긁혔다. 만약 한화가 이겼으면 한화가 올라갔을 것이다. 대전 한 게임 남았었는데 이겨줬다"고 감탄했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원투펀치를 이룬다. 헤이수스와는 마이너리그서 같이 뛴 경험이 있어 친분이 두텁다. 당연히 팀 적응을 돕는데 앞장서고 있다.
질롱(호주)=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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