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심리적 압박이 있었다.”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2)이 15일(이하 한국시각) 구단을 통해 털어놓은 얘기다. 김도영은 멘탈이 좋은 대표적 선수다. 1년 내내 인터뷰를 그렇게 많이 했는데도 그의 입에서 부정적인 얘기, 걱정스러운 얘기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인터뷰를 의식해서 그랬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취재진을 자주 상대했음에도 일관성이 있었다는 건, 정말 멘탈이 좋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런 그 역시 때때로 심리적인 프레스가 없을 순 없었다.
야구를 잘 하는 선수도 잘 못하는 선수도 늘 가슴에 압박감을 안고 살아간다. 남의 돈을 버는 건, 그래서 이 사회에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건 정말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쉽게 벌 수 없는 큰 돈을 버니 감수해야 한다고 하지만, 막상 그 위치에 있어 보지 않은 사람들이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국내 프로구단들도 최근 ‘멘탈 코치’를 둔다. WKBL KB 스타즈는 4대 프로스포츠 중에서도 멘탈 코치를 일찌감치 둔 대표적 구단이다. 국가대표 빅맨 박지수(갈라타사라이)가 공황장애를 겪다 구단 멘탈코치의 도움으로 코트에 돌아올 수 있었던 건 유명한 사례다. 박지수는 현재 공황장애를 거의 해결하고 해외에 진출한 상태다.
알고 보면 수 십명의 선수가 모인 KBO리그 구단들이야 말로 멘탈 코치가 필요하다. 심지어 경기를 매일 한다. 매일 승부 속에 살기 때문에 심리적 압박이 엄청나다. 감독은 선수들에게 편하게 하라고 말하지만, 실력이 완전치 않은 선수들은 그게 쉽지 않다. 구단들도 더 이상 “자신 있게 해”라는 말 한 마디로 지나갈 문제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KIA가 미국 어바인에 심리상담 전문의 노규식 박사를 불러 선수들을 1대1로 붙여준 건 큰 호응을 받는다. 구단은 “지난 시즌부터 심리 상담 전문의인 노규식 박사를 자문 위원으로 위촉해 선수단의 심리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해 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시즌 중 진행한 1:1 심리 상담은 선수단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에 구단은 올 시즌부터 SNS를 통한 비대면 상담을 진행하는 등 선수단 멘탈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했다.
김도영은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그만큼 심리적 압박감도 있었고, 성적이 좋지 못했던 기간도 있었다. 꺼내기 어려운 고민을 상담을 통해 얘기함으로써 홀가분한 기분도 있었고 심리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 올 시즌에도 상담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여전히 국내 프로스포츠는 선수들의 심리상담 및 치료에 인색하다. 정신의학과 상담조차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이 많다. 그럴 필요가 없다. 세상이 편리해졌지만 편안하지는 않다는 말이 왜 나왔을까. 야구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일에는 심리, 멘탈이 가장 중요하다. 말만 편하게 하라고 하는 시대는 지났다. 구체적이고 디테일한 접근법이 필요한 시대다. 성과에 대한 엄청난 압박감을 달고 사는 기자도 노규식 박사하고 상담하고 싶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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