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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완성도 있는 투수 김태현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현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LG 트윈스와 홈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2이닝 동안 투구수 29구,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롯데는 지난해 9월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광주제일고 출신의 김태현의 이름을 호명했다. 당시 박준혁 단장은 "직구의 무브먼트가 좋고, 커브의 각도 및 스피드의 변화, 다양한 구종, 디셉션 등에서 선발 투수로서 충분히 프로에서 활약이 가능한 선수라고 판단했다"며 "좌타자와 우타자의 비율이 1대1인 현재 리그에서 좌투수의 평가는 점점 더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김태현은 고교 시절 36경기에서 103⅓이닝을 소화 140탈삼진 47사사구, 9승 5패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했는데, 롯데는 기본 스탯으로 드러나지 않는 데이터도 주목했다. '트랙맨' 데이터상 김태현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1.8km로 리그 평균(138.3km)을 훨씬 웃돌았고, 수직 무브먼트도 53cm로 리그 평균(47cm)를 앞질렀다. 롯데는 이같은 점을 고려해 김태현에게 1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했다.
김태현은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 선수로서 경험치를 쌓아나갔고, 이번 대만 타이난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당시 출국을 앞둔 김태형 감독은 "김태현은 워낙 좋다고 보고를 받았다"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햄스트링 통증이 찾아오면서 페이스를 늦추게 됐고, 이 부분이 구속에도 영향을 끼친 까닭이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8일 시범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신인 김태현은 마운드에서 운영 능력은 굉장히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지금 구속이 안 올라오고 있다. 주형광 투수 코치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조금 더 준비를 시켜서 2군에서 선발 수업을 할 것인지, (1군에) 데리고 갈 건지를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8~9일 이틀 내내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태현이 10일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사령탑이 언급했듯이 김태현의 이날 최고 구속은 141km, 평균도 139km에 불과했다. 하지만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김태현은 신인답게 당차게 공을 뿌렸다. 2-7로 크게 뒤진 7회초 마운드에 오른 김태현은 선두타자 이영빈과 4구 승부 끝에 1루수 땅볼로 데뷔 첫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문정빈을 우익수 뜬공, 송찬의를 좌익수 뜬공으로 요리하며 삼자범퇴 스타트를 끊었다.
첫 실점은 8회였다. 김태현은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2구째 138km 직구를 공략당해 우익수 방면에 2루타를 맞으며 첫 위기 상황에 놓였다. 이후 박동원을 투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는데, 김현수와의 맞대결에서 폭투를 범했고, 이때 포수 손성빈의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2루 주자였던 오지환에게 득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김태현은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추가 실점은 없었다. 김태현은 이어지는 1사 1루에서 박해민을 3루수 땅볼로 요리했고, 이어 나온 김민수와는 6구 승부 끝에 140km 직구로 삼진 처리하며 2이닝을 1실점(비자책)으로 막아냈다.
경기가 끝난 뒤 김태현은 "등판하기 전 내 자신을 믿고, 단순히 포수 미트만 보자는 각오를 다졌다. 그런데 막상 올라가니, 다양한 상황이 벌어져서 긴장이 됐다. 하지만 오늘과 같은 상황을 일찍 경험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데뷔 첫 등판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햄스트링 통증으로 인해 시즌 준비 페이스를 조금 늦췄지만, 현재는 몸 상태를 완벽하게 회복했다는 것이 김태현의 설명. 그는 "몸 상태는 상당히 좋다. 차근 차근 몸을 단계적으로 만들어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한 해 동안 1군 경기에서 경험을 많이 쌓고 싶다. 그리고 완성도 있는 투수 김태현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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