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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옳은 행동이었다. 그래서 그가 자랑스럽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4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진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16강 2차전서 4-1로 승리했다. 합산 스코어 5-2로 8강행 티켓을 따냈다.
이날 경기는 페널티킥이 많이 나왔다. 이날 들어간 5골 중 3골이 페널티킥 득점이었다. 전반 5분 소시에다드의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골문 앞에서 미켈 오야르사발이 마타이스 더 리흐트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브누아 바스티앵 주심이 비디오보조심판(VAR) 판독을 진행했고 더 리흐트의 반칙이라고 판정했다. 키커로 나선 오야르사발이 득점했다.
하지만 곧바로 맨유도 페널티킥을 얻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올린 땅볼 크로스를 라스무스 호일룬이 슈팅으로 연결하려던 순간 뒤에서 이고르 수벨디아가 호일룬의 슈팅을 방해했다. 바스티앵 주심이 페널티킥 판정을 내렸다. 페르난데스가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분 맨유가 또 페널티킥을 획득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패트릭 도르구가 돌파를 시도할 때 아리츠 엘루스톤도에게 걸려 넘어졌다. 다시 키커로 페르난데스가 나왔고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후반 막판 다시 한번 페널티킥이 선언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르구가 하마리 트라오레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는 듯했다. 바스티앵 주심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하지만 도르구가 양심 선언을 했다. 바스티앵 주심에게 다가가 '페널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VAR 판독 결과 판정이 번복됐다.
이후 맨유는 페르난데스의 득점과 디오고 달로트의 쐐기 골에 힘입어 4-1 완승을 거두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막판 도르구가 솔직하게 판정에 대해 말한 것이 화제가 됐다. 영국 '미러'에 따르면 후벵 아모림 맨유 감독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옳은 행동이었다. 그래서 그가 자랑스럽다"며 "다만 경기 상황이 0-0이거나 우리가 지고 있었다면 같은 반응을 보였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는 오늘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피지컬적으로도 강하고 우리 리그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선수다"고 했다.
팬들 역시 도르구의 행동에 박수를 보냈다. '미러'에 따르면 팬들은 "이런 일이 축구에서 드물다는 것이 아쉽다. 정말 훌륭한 스포츠맨십", "훌륭한 스포츠맨십이다. 좋은 선수다"는 반응을 보였다.
과거 맨유에서 코치로 활동했던 르네 뮐렌스틴은 영국 'BBC 라디오 5'를 통해 "아모림 감독이 왜 도르구를 원했는지 점점 더 이해가 간다. 그는 좋은 위치를 잘 찾아 들어가고 크로스 능력도 뛰어나다. 또 다른 페널티킥을 유도할 수도 있었지만 주어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도르구는 지난 겨울 이적 시장 때 레체에서 맨유로 적을 옮겼다. 등번호는 13번을 달았다. 2005-06시즌부터 2011-12시즌까지 맨유에서 활약했던 박지성이 떠난 뒤 13번의 주인은 줄곧 골키퍼들이었다. 안데르스 린데고르와 리 그랜트가 13번을 달았었다. 그랜트가 떠난 뒤 공번이 됐는데, 도르구가 13번을 달게 된 것이다.
도르구는 맨유 이적 후 6경기에 출전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입스위치 타운과의 맞대결에서는 레드카드를 받았다. 퇴장 징계로 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UEL에서는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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