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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도쿄(일본) 박승환 기자] "야마모토는 굉장히 좋은 사람"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는 18일 일본 도쿄 분쿄구의 도쿄돔구장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도쿄시리즈 개막전 시카고 컵스와 맞대결에서 깜짝 '해설위원'으로 등장했다.
커쇼는 '리빙레전드'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은 선수로 지난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LA 다저스의 지명을 받으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 통산 17시즌 동안 432경기에 등판해 212승 94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 중이다. 지금까지 10번의 올스타로 선정됐고, 2014년 내셔널리그 MVP 타이틀을 손에 넣었으며, 세 번의 사이영상까지 수상했다. 이밖에도 커리어는 화려함 그 자체다.
하지만 커쇼는 이번 도쿄시리즈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유는 부상 재활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2968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인 커쇼는 3000탈삼진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재활 과정에서 큰 변수만 없다면, 올해 달성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속단할 순 없지만, 매년 부상으로 허덕이고 있는 커쇼는 3000탈삼진을 당성하게 될 경우 현역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높다.
커쇼는 도쿄시리즈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다저스 선수단과 함께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놀라운 사실은 가족들과 일본을 방문하기 위해 커쇼는 '사비'를 들였다. 현재 커쇼는 일본에서의 생활을 만끽하는 중. 다저스 선수단과 함께 도쿄로 도착했지만, 지난 17일 경기가 없는 날에는 가족들과 함께 교토 여행을 즐겼다. 그리고 커쇼는 곧바로 도쿄로 복귀했고, 18일 도쿄시리즈 개막전에서 '깜짝' 해설 위원으로 등장했다.
도쿄를 방문했던 경험을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 보따리를 푼 커쇼가 해설을 하면서 극찬한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야마모토 요시노부였다. 커쇼는 일본에 마냥 놀러온 것은 아니다. 비록 경기에는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커쇼는 야마모토가 도쿄시리즈 개막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캐치볼 파트너를 자청, 야마모토가 등판을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리고 18일에도 경기에 앞서 커쇼는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덕분일까. 야마모토는 개막전에서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야마모토는 5이닝 동안 72구를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시카고 컵스 타선을 봉쇄하며 다저스에 첫 승을 안겼다. 경기 초반 투구 내용은 다소 불안했지만, 첫 실점 이후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한 야마모토는 최고 98.1마일(약 157.9km)의 직구와 94.1마일(약 151.4km)의 스플리터를 앞세워 컵스 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묶어냈다.
이런 모습을 본 커쇼가 야마모토를 향해 극찬을 쏟아냈다. 커쇼는 "저만큼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아름다운 투구를 하는 투수는 또 없다. 그래서 야마모토와 캐치볼을 하고 있어도 즐겁다"며 "내 8살짜리 아들 찰리에게도 '자, 야마모토만 차분히 보는 것만으로 좋아. 야마모토야말로 투수가 공을 던지는 방법을 아는 선수'라고 말한다"고 야마모토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후에도 칭찬 세례는 이어졌다. 커쇼는 야마모토의 투구에 대해 "상당히 좋다. 직구에 힘이 있다. 그리고 우타자 몸쪽에 97마일(약 156km) 정도의 투심을 던지고 있는데, 야마모토가 저런 공을 갖고 있는 줄 몰랐다. 그래서 투수 코치진에게 물었더니, 우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투심을 쓰고 있다고 하더라. 다른 구종이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타자에게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커쇼가 자신의 아들에게 야마모토를 잘 지켜보라고 한 이유는 더 있다. 야구 외적으로도 야마모토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 커쇼의 설명. 레전드는 "야마모토는 굉장히 좋은 사람이다. 모두와 서로 웃고, 야마모토도 농담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함께 있으면 즐거운 사람"이라고 활짝 웃었다.
도쿄(일본)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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