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서로 걱정하고 격려하는 훈훈한 모습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이다.
'회자정리 거자필반'은 불경에서 나온 말로 '만남이 있다면 헤어짐이 있고 떠남이 있다면 돌아옴도 반드시 있다'라는 말이다. 인간관계의 변화무쌍함과 인생의 불가피한 순환에 관한 이야기다. 야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22일 KBO 리그가 개막전을 시작으로 뜨거운 열기를 이어갔다. 수원KT위즈파크에서는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이 매치업은 지난겨울 팀을 옮긴 이적생들의 맞대결로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한화는 스토브리그 때 KT에서 투수 엄상백과 내야수 심우준, 두 명의 자유계약(FA) 선수를 영입했다. KT는 엄상백 이탈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심우준은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한화가 50억원을 투자해 심우준을 영입하자 KT는 발 빠르게 FA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FA 내야수 허경민을 영입했다. 두산 허슬두의 상징과도 같았던 허경민 이적은 충격적이었다. 심우준의 이적이 허경민의 이적까지 이어진 것이다.
그렇게 올 시즌 새롭게 유니폼을 입은 두 선수는 개막전에서부터 만났고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펄펄 날았다. 이날 경기에서 KT 허경민은 3루를 든든히 지키며 3번 타선에서 5타수 3안타를 쳤다. 한화 심우준도 9번 타자 선발 유격수로 나와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도루 1개를 기록했다. 특히 2-2로 맞선 7회 말 2사 2루에서 역전 2루타를 날리며 한화의 4-3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렇게 새로운 팀에서 완벽한 데뷔전을 치른 두 선수가 5회 말 서로를 격려하는 훈훈한 모습이 포착됐다. 5회 말 1사 1.2루에서 KT 김민혁이 2루수 땅볼을 쳤고 한화 유격수 심우준이 병살로 처리했다. 실점을 막은 수비에 한화 팬들은 열광했고 선수들도 환호했다.
하지만 심우준은 기뻐하기보다 자신과 부딪친 주자를 먼저 생각했다. 1루 주자 허경민이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심우준과 가벼운 충돌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서로 미안해하며 걱정했고 이 모습을 본 양 팀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매 순간 치열하게 싸워 서로를 이겨야 하는 그라운드지만 서로를 위하는 동료애를 느낄 수 있는 모습이었다.
[KT 허경민과 한화 심우진이 2루에서 부딪친 후 서로를 걱정하고 격려하고 있다 / 수원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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