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2스트라이크 이후에, 그 전엔 못 쳤는데…”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올 시즌을 구상하면서 강백호를 리드오프, 멜 로하스 주니어를 2번타자로 쓰겠다고 선언했다. 사실 파격도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선 이미 흔한 일이다. 세계최고의 타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도 리드오프다. 전세계 야구선수들 중 가장 많은 돈을 받는 후안 소토(뉴욕 메츠)는 2번타자다.
그런데 정작 강백호의 올해 타격 페이스가 너무 좋지 않았다. 15일까지 18경기서 74타수 19안타 타율 0.257 2홈런 8타점 6득점 OPS 0.740에 머물렀다. 득점권타율은 0.231. 결국 이강철 감독은 초기 계획을 철회했다. 로하스가 리드오프로 올라갔고, 강백호는 익숙한 중심타선으로 돌아갔다.
그런 강백호의 방망이가 조금씩 살아나는 추세다. 1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 KBO 최고 외국인투수 제임스 네일(32)을 상대로 2루타 포함 안타 2방을 터트렸다. 9일 수원 NC 다이노스전부터 16일 광주 KIA전까지 6경기 연속안타를 쳤다. 이날 전까지 최근 10경기서 타율 0.316 1홈런 6타점.
특히 네일에게 2스트라이크로 몰린 뒤 안타를 만들어낸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1회 첫 타석, 2S였다. 네일의 스위퍼가 약간 평소보다 움직임이 덜했다. 이걸 그대로 툭 밀어 좌선상 안타를 터트렸다. 4회에도 네일의 투심이 약간 가운데에서 바깥으로 형성됐으나 힘 있게 밀어 좌측 2루타를 만들어냈다.
좌타자가 좌측으로 안타를 터트리는 것 자체가, 공을 충분히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타격감이 안 좋은 타자들은 공을 오래 보지 못하고 선구안이 흔들려 좋은 타구를 못 만드는 법이다. 강백호는 바닥을 쳤다고 봐도 된다.
이강철 감독은 16일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네일이 2스트라이크 이후 도망가는 투수가 아니다. 그 전엔 (2스트라이크 이후에)못 쳤는데 지금은 좋은 타구를 만든다”라고 했다.
강백호는 16일 경기서도 KIA 선발투수 김도현의 145km 패스트볼이 높게 들어오자 힘 있게 잡아당겨 우월 솔로포를 터트리기도 했다. 실투가 아니었다. 타이밍이 늦으면 홈런이 나올 수 없었다. 어느덧 프로 8년차인데, 자체조정능력이 생겼다고 봐야 한다.
강백호는 2025-2026 FA 시장의 최대어다. KT가 어느 시점에서 비FA 다년계약을 제시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현 시점에선 평온하다. 어쨌든 FA 시장에 나가면 최소 100억원이 시장가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전망이다. 20대 중반의 클러치히터는 리그에 거의 없다. FA 자격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뭘 해도 강백호는 올 겨울의 주인공이 될 게 확실하다. 당연히 올 시즌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시즌 출발은 안 좋았지만, 어차피 장기레이스다. 결국 자신의 애버리지를 찾아가는 과정에 들어섰다. 강백호를 많은 사람이 주시한다.
강백호는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 어제 경기에서도 그렇고 타격 타이밍이 잘 맞고 있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감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잘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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