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1분기 매출 삼성 DS 부문 25조원, TSMC 37조원…3개 분기 연속 밀려
AI 반도체 성과 2분기 실적 좌우 전망…고부가제품으로 수익성 개선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과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매출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 회사의 실적 희비를 가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수출 통제 등의 영향으로 AI 칩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가 감소하면서 매출은 전 분기보다 17% 감소했다.
HBM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생태계를 주도하는 엔비디아 공급망에 아직 진입하지 못해 HBM 실적 기여도가 크지 않은 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에 납품할 5세대인 HBM3E 12단 인증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인 SK하이닉스와의 격차도 극명하게 벌어진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수요 급증에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삼성전자는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로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에서 모두 뒤처졌다.
반면 AI 서버용 반도체 생산을 독점하는 TSMC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기업들의 대규모 주문을 수주하며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TSMC는 5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 엔비디아, 퀄컴, 애플 등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사 수주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7.1%로 2위 삼성전자(8.1%)와 59%p 차이로 격차를 벌렸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를 포함한 비메모리 부문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조 단위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확보한 고객사도 TSMC에 빼앗길 수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4나노 수율을 80%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아직 2나노 등 초미세공정에서는 수율이 낮아 파운드리 전반의 신뢰도가 약화된 만큼 공정 전반의 수율 향상과 차세대 기술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안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GAA는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를 돌파할 신기술로 AI 반도체 생산력 향상에 필수적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에 올랐지만 메모리 업황이 둔화하기 시작한 2022년 3분기부터 TSMC에 매출 역전을 허용했다. 지난해 2분기에 근소한 차이로 삼성전자가 매출을 재역전했지만 AI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면서 3분기에는 다시 TSMC가 앞지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두 회사 매출은 2분기에 28조원대로 비슷했다. 그러나 3분기부터 약 3조원으로 두 회사의 매출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더니 4분기에는 8조원의 차이를 보였다. 올해 1분기 10조원 이상으로 크게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삼성전자와 TSMC의 격차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삼성전자 DS부문의 2분기 매출은 1분기보다는 증가한 28~30조원 수준이다. TSMC는 올해 2분기 매출 전망치를 284억~292억달러로 제시했다. 한화로 환산하면 39~40조원 수준으로 삼성전자 매출 전망치보다 10조원가량 많다.
삼성전자가 종합 반도체 회사인 만큼 파운드리만 영위하는 TSMC와 단순 실적을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실제로 삼성 파운드리가 적자인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TSMC와의 큰 격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삼성전자의 실적 반전은 엔비디아 HBM 납품 여부에 달렸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개선 제품을 만들어 상반기 내 엔비디아의 공급망 재진입을 추진 중이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주요 고객사에 HBM3E 개선품의 샘플 공급을 완료했고 2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납품 공급을 시작될 것"이라며 "HBM 판매량은 올 1분기 저점을 찍은 뒤 매 분기 계단식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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