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감독 “양동근, 최고의 선수…한쪽이 떨어져나간 느낌”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KBL 출범 후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는 설문조사가 진행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결과를 속단할 순 없지만, 적어도 양동근은 높은 득표를 보여줄만한 커리어를 쌓은 선수임이 분명하다. 유재학 감독 역시 코트 안팎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준 양동근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양동근은 1일 KBL 센터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2019-2020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양동근은 “꿈만 같은 시간들이었다. 응원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현대모비스는 2020-2021시즌 홈 개막전에서 양동근의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6번)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동근의 은퇴 기자회견에는 박병훈 현대모비스 단장을 비롯해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와 함지훈(현대모비스), 조성민(LG) 등 절친한 선수들도 참석했다.

유재학 감독은 프로선수 양동근의 커리어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지도자다. 인천 전자랜드와의 계약이 만료된 유재학 감독이 현대모비스 지휘봉을 잡은 게 2004-2005시즌. 바로 양동근의 데뷔시즌이었다.

유재학 감독과 양동근은 함께 현대모비스의 역사를 만들었다. 이들은 2006-2007시즌 현대모비스의 통합우승을 이끌며 왕조를 재건했고, 이후 5차례 더 챔피언 트로피를 따냈다. 양동근이 프로 데뷔 후 줄곧 사용한 등번호 6번도 유재학 감독의 현역시절 등번호였다.

유재학 감독은 “2006-2007시즌에 우승한 직후부터 은퇴 얘기를 했다. 그동안 수차례 (은퇴 얘기를)나눴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중에 어차피 지도자를 할 텐데 은퇴 결정 시기, 중요성, 후회, 유학 등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공식 발표는 어제 낮잠에서 깬 후 사무국장의 문자가 와있는 걸 보고 알았다”라고 말했다.

양동근이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에 대한 유재학 감독의 견해는 어떨까. 유재학 감독은 이에 대해 “역대 최고를 평가하는 건 시대마다 농구가 다르고, 소속팀에서의 역할이나 선수의 스타일도 다르다. 딱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라고 전제한 후 견해를 전했다.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이는 김주성, 서장훈, 현주엽과 비교하면 프로에 입단할 때 특A가 아니었던 게 분명하다. 하지만 돌아보면 오랜 시간 변함없이 선후배, 팬들에게 좋은 선례를 보여줬다. 꾸준함, 기량 등 종합적으로 최고다. 제자이긴 하지만, 여러 면을 종합하면 동근이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농구뿐만 아니라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최고”라고 전했다.

양동근은 향후 지도자 수업을 받을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아직 해외 연수 등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유재학 감독은 이에 대해 “자기만의 색깔을 가져야 한다는 동근이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동료를 대하는 자세, 성실함을 보면 무조건 성공할 것이다. 14시즌을 같이 했는데 지금도 연습하면 한 번에 알아듣는 게 동근이다.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걸 알고 있었던 선수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은 이어 “여기에 살을 더하고, 뺄 건 빼면 지도자로도 충분히 성공할 것이다. 은퇴를 하게 돼 아쉽다. 나도 한쪽으로 뭔가가 떨어져나간 느낌이다. 아쉽지만 중요한 건 이제부터다. 앞으로 동근이를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가 내게 주어진 큰일이다. 동근이의 미래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유재학 감독.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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