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팀에게도, 본인에게도 값진 1세이브였다.
7일 플레이오프 1차전. 9회 마운드에 오른 안지만(삼성)은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올릴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단지 '기회'를 얻은 것 뿐이었다. 모든 상황이 안지만에게 불리했다. 6-5, 한 점차라는 살얼음판 리드, 여기에 전 투수였던 권혁이 1사 1, 2루에서 보크를 범하며 2, 3루를 만들어놓고 내려간 상황이었다.
이미 두산쪽으로 흐름이 넘어간 상황에서 동점만 내주더라도 경기는 두산이 다시 가져갈 확률이 높았다. 병살을 만들 수도 없는 상태. 상대 타자도 볼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종욱이었다.
안지만은 이렇듯 불리한 상황을 자신의 힘으로 헤쳐 나갔다. 이종욱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은 데 이어 양의지마저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경기를 그대로 마무리한 것.
이로써 안지만은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성적표에 기록을 새겼다. 그동안 안지만은 중간계투라는 보직상 포스트시즌에서 승, 패, 세이브를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안지만에게는 2년 전 악몽도 씻는 쾌투이기도 했다. 2008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완벽한 투구를 펼친 안지만은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도 선동열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2년 전에도 위기 상황에 나왔다. 안지만은 양 팀이 4-4로 맞선 7회 무사 1, 2루 상황에서 등장했다. 그 때도 권혁이 연속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한 뒤 그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를 맞은 그는 김동주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수비진 도움도 받지 못하며 2점을 더 내줬다. 공식 기록은 1이닝 1실점, 그것도 비자책이었지만 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두산 3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단기전에서 1차전의 중요성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역대 26차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19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73.1%의 확률이다.
2년 전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타자들이 홈을 밟는 모습을 허망하게 바라봤던 안지만. 결국 그 해 안지만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10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1사 2, 3루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동점조차 허용하지 않으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2년 전과 달라진 결과만큼 그의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
[사진=삼성 안지만]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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