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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상의 권위와 공정성을 위해서 상의 명칭에 부합하는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수상자 없음'도 불사해야한다!
12월에 접어들면서 수많은 대중매체와 시청자의 관심은 KBS, MBC, SBS등 방송3사의 연기대상과 연예대상 시상식에 쏠려 있다.
방송사의 연기대상과 연예대상은 수많은 시청자의 사랑과 관심을 받은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를 결산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 결산에는 연기자와 예능인, 스태프들에 대한 평가의 의미도 담겨 있다.
최근 들어 연예 대상과 연기 대상의 시상식을 시행한 이래 방송사 스스로가 상의 권위를 추락시키는 행태들을 반복해왔다. 연기대상이나 연예대상을 인기상쯤으로 전락시켰을 뿐만 아니라 향후 방송될 드라마에 스타 출연을 시키기 위한 보험용 시상, 나눠먹기식 시상, 공동수상 남발, 의미나 명분 없는 상 신설 등 상의 권위와 공정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문제점을 노출해온 것이다. 이 때문에 수많은 시청자들은 방송 3사의 연예대상과 연기대상을 폐지하라고 요구하거나 방송 3사 통합 시상식을 신설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방송사는 연예대상과 연기대상에서 시상식의 권위의 상징인 대상을 몇 차례 공동수상해 상의 권위를 스스로 추락시켜 대상의 존재의미를 무력화시켰다. SBS는 연기대상의 경우, 2001년 강수연 전인화, 2004년 박신양 김정은, 2007년 박신양 김희애, 그리고 연예대상의 경우 2009년 유재석과 이효리에게 대상을 공동으로 수상해 시청자의 비난을 받았다. MBC 역시 2008년 김명민과 송승헌에게 연기대상을 공동수상했고 2007년 연예대상에선 ‘무한도전’멤버 6명과 ‘지붕뚫고 하이킥’의 이순재 등 7명에게 대상을 공동수상하는 퍼주기식 공동대상 수상을 해 시상식 폐지 요구를 받았다.
상의 권위는 수상자 선정의 공정함과 희소성에서 생겨난다. 대상마저 공동으로 수상하다보니 상의 권위와 신뢰도가 땅에 떨어져 있으나마나한 상으로 전락했다. 물론 정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작품성과 대중성의 프로그램 속에서 출중한 연기력이나 예능감을 과시한 연기자나 예능인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연기대상과 연예대상 공동수상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 않았다. 그냥 스타 눈치보기와 퍼주기식 관행을 일삼다보니 공동수상을 한 것이다. 그래서 방송사 시상식이 문제가 됐던 것이다.
방송사는 수차례다수의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시상식인데도 대상마저 공동수상을 해 상의 의미와 기능을 상실하게 만든 것이다. 연기대상이나 연예대상을 한해 자사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기념품으로 전락시킨 것이다.
2010년 연기대상과 연예대상 시상식이 가까워오면서 후보에 대한 예상 기사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예상의 공통점은 KBS와 SBS의 연기대상의 경우, 대중성과 작품성을 갖춘 드라마들이 많아 연기대상 수상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MBC는 2010년 올 한해 시청자의 눈길을 끌거나 신드롬 혹은 화제가 된 작품성을 갖춘 드라마의 빈곤에 허덕여 연기대상 수상자 찾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각종 대중문화 시상식의 심사를 하다보면 상의 위상과 명칭에 부합하는 연예인이나 작품이 없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본다. 이럴 경우 심사위원들과 논의해 상의 권위와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수상자 혹은 수상작을 내지 않는 결정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일부 시상식에서 ‘수상자 없음’‘수상작 없음’이라는 것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상의 명칭에 부합하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작품이나 사람에게 상을 줘 상의 권위를 추락시키기 보다는 수상자나 수상작을 내지 않고 상의 권위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다.
대상을 공동수상하는 퍼주기식 남발도 상의 권위를 하락시키지만 대상의 자격도 없는데 수상자를 정해 시상하는 것도 시상식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것이다. 만약 대상 자격을 갖춘 작품이나 연예인이 없다면 대상 수상자 없음으로 처리하는 것이 오히려 시상식의 존재의미를 지키는 일이다. 과연 올해 대상없는 방송사 시상식을 볼 수 있을까?
[2008년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공동수상한 김명민과 송승헌.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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