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이상욱 객원기자]독일은 1990년대 중반까지 국내에서 ‘전차군단’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세계 축구를 호령했던 국가다. 특히 현재까지 마지막 월드컵 우승으로 남아있는 1990년 월드컵 주축 우승 멤버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올드 팬들의 향수를 크게 자극할 정도로 그 면면이 화려하다.
보도 일그너 골키퍼를 비롯해 위르겐 클린스만, 루디 펠러, 피에르 리트바르스키, 칼-하인츠 리들레, 로타르 마태우스, 토마스 해슬러, 안드레아스 브레메, 슈테판 로이터, 안드레아스 묄러, 귀도 부흐발트, 클라우스 아우겐탈러, 위르겐 콜러 등이 바로 그들이다.
하지만 화려했던 현역 생활과 달리 1990년 우승의 주역들은 지도자로서는 크게 빛을 보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물론 클린스만처럼 독일 국가대표팀을 맡아 자국에서 열린 2006 월드컵에서 독일을 3위로 이끈 경우도 있다. 부흐발트 역시 일본 J리그 우라와 레즈 다이아몬드 감독으로 재직하며 리그와 컵대회를 동시에 석권하는 등 일본 내 성공한 외국인 지도자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일본 생활을 접고 독일로 복귀한 부흐발트는 2부리그팀인 알레만니아 아헨에서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면서 지도자로서의 마지막 모습을 긍정적이지 않았다. 현재는 슈투트가르트 키커스의 프런트로 자리하고 있다.
클린스만과 부흐발트처럼 부분적으로 성공한 사례들도 있지만 ‘게르만의 혼’으로 통하는 것은 물론 독일 4대 명예 종신 주장 중 한 명이기도 한 마태우스의 은퇴 이후 행보는 평탄피 못하다. 본인 스스로는 독일 내에서의 지도자 생활을 원하고 있지만 독단적인 성격으로 독일 내 축구 원로들과 적지 않은 마찰을 일으키며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얻지 못했고 해외 리그나 외국 감독직만을 전전하고 있다. 현재는 불가리아 감독직을 맡고 있으며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는 자신을 제외시키고 클린스만을 감독으로 앉힌 독일 축구 협회와 클린스만을 향해 비난을 가해 또 다시 독일 축구협회와는 멀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1998년 1.FC카이저스라우턴에서 현역 은퇴를 선언한 브레메는 2000년 친정팀인 라우턴의 감독으로 자리하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지만 팀내 사정과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고 이후 2부리그 그로이터 퓌르트의 감독, 지오반니 트라파토니 감독 하에서 VfB 슈투트가르트의 코치 등을 역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재는 지도자 생활과는 동떨어진 독일 축구 협회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유벤투스 투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샬케 04 등 굵직굵직한 클럽에서 활약했던 묄러 역시 은퇴 이후 지도자로서의 새로운 출발을 기대했지만 4부리그팀인 빅토리아 아샤펜부르크에서의 감독직을 끝으로 더 이상 현장 지도자 직을 얻지 못했고 현재는 3부리그팀인 키커스 오펜바흐의 단장직을 맡고 있을 뿐이다.
‘카이저’ 프란츠 베켄바우어의 후계자로 꼽혔던 아우겐탈러의 지도자 생활은 더욱 평탄치 못하다. 현역 15년간을 바이에른에서만 활약한 아우겐탈러는 바이에른 유스팀 코치와 성인팀 코치에 이어 감독 대행으로 바이에른의 감독직까지 역임하며 성공시대를 달리는 듯 보였지만 이후 맡았던 1.FC 뉘른베르크, 바이어 레버쿠젠, VfL 볼프스부르크 등에서 연이어 성적부진으로 중도하차하며 지도자로서의 한계를 실감해야 했다. 물론 이들 팀에서 간간이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마지막은 모두 성적 부진에 의한 경질로 마감됐다. 현재는 3부리그팀인 SpVgg 운터하힝 감독으로 재직하며 와신상담하고 있는 중이다.
펠러의 경우는 조금 다른 경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역대 최악이라는 평을 들었던 독일 대표팀을 이끌고 준우승을 이루는 이변을 연출했지만 유로 2004 조별 라운드에서 허무하게 탈락하며 대표팀 감독을 떠났다.
사실 펠러는 크리스토프 다움 감독이 코카인 소지 혐의로 체포되면서 갑작스럽게 대표팀을 맡았던 경우다. 다른 선수들처럼 현역 생활 이후 지도자 자격증 과정을 이수하지 않았던 탓에 감독 생활을 할 수 없는 신분이었던 펠러는 때문에 역대 독일 대표팀 감독 명단에 독일 대표팀 감독을 지칭하는 ‘분데스트레이너(Bundestrainer)’라는 직책 대신 ‘팀쉐프(Teamchef)’라는 직책으로 표기되어 있다. 2002년 월드컵에서의 호성적으로 유로 2004까지 감독직을 연장한 펠러는 하지만 유로 2004에서의 무기력한 탈락 이후 자국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고 감독 재직 중 생방송으로 진행된 TV 인터뷰에서 사회자와 강도 높은 언쟁을 벌이는 등 좋지 못한 모습을 남기기도 했다. 잠시 AS 로마 감독직을 역임하긴 했지만 성적부진으로 중도해임 됐으며 레버쿠젠에서 임시 감독직을 맡은 것을 제외하면 클럽팀 감독으로 남긴 성과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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