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김주혁, 이윤지가 주연한 영화 ‘커플즈’(감독 정용기)의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이하 로코)다.
로코 장르는 가을 극장가에 빠지지 않는 손님으로 상업 영화 제작사라면 한 번쯤은 채택했을 법한 인기 장르다. 극장에 선을 보인 로코는 연인들에게는 빠지지 않는 선호 영화로 오랜 기간 사랑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로코는 어느 순간 ‘부도수표’로 전락했다. 2006년부터 극장가에는 스릴러, 액션 등 다양한 장르가 선을 보이기 시작했고, 더 이상 관객들은 예쁜 여배우와 잘생긴 남자배우가 스크린에서 판을 치는 로코에서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해를 볼 경우 극장가에서 재미를 본 로코는 ‘시라노 연애 조작단’ 정도에 불과 했고, 이후 로코 장르는 한국 극장가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11월 2일 개봉 예정인 ‘커플즈’ 또한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로코 장르에 색다른 장치를 가미한 작품. 영화 초반은 여느 로코 장르를 그대로 따라간다. 주인공 유석(김주혁 분)은 약혼녀 나리(이시영 분)에게 이별을 통보 받고, 그녀를 찾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다 결국 새로운 인연인 애연(이윤지 분)을 만나게 된다.
‘커플즈’의 초반 30분은 이렇다. 하지만 이어지는 영화는 물 흐르듯 이어지는 로코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출연 배우들의 행동 하나하나, 사건 하나가 연계성을 가지면서 관객에게는 궁금증과 새로운 반전을 이끌어 낸다.
미장센을 요소마다 배치해 이를 극 말미에서 풀어가는 형식을 도입한 것이다. 관객들은 배우들이 떨궈 놓은 퍼즐을 조립하듯 영화를 즐기면 된다.
‘커플즈’의 결론만 놓고 본다면 상투적인 로코다. 하지만 그 과정 자체는 분명 우리 영화에서 볼 수 없던 색다른 시도를 했다.
이를 위해 배우들 또한 매 상황을 새롭게 촬영하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됐다. 유석 역의 김주혁은 인터뷰에서 “모든 장면을 새롭게 촬영 했다. 그 당시 행동에 대한 당위성과 상황별로 차별성을 두기 위해 더 많이 생각하고 연기해야 했다”고 설명한다.
‘커플즈’는 많은 자본을 들인 볼거리가 많은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식상한 로코에 새로운 장치를 도입하면서 이전 작과는 차별화 된 재미를 줄 수 있었다.
[사진 = 싸이더스 FNH]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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