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이나영, 공효진, 김민희, 김소연 등 여배우들이 스크린을 통해 도전에 나섰다.
2월과 3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들이 영화를 통해 차례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이나영은 유하 감독의 '하울링', 공효진은 전계수 감독의 '러브픽션', 김민희는 변영주 감독의 '화차', 김소연은 장윤현 감독의 '가비'로 관객과 만난다.
이들이 선보이는 영화들은 각자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녔다. 자신의 역량을 시험해 보는 것은 물론,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것.
'하울링' 이나영, 여배우 영화를 이끌어 나가다
이나영은 지난 16일 개봉한 '하울링'에서 사건 뒤에 숨겨진 비밀을 밝히려는 신참 형사 은영 역으로 분했다. 영화 속에서 그는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물게 남자 배우가 아닌 여자 배우가 영화 전반을 이끌어가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다. 송강호라는 존재감 큰 상대배우와 함께 했지만 ‘하울링’에서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는 인물은 송강호가 아닌 이나영이었다.
이처럼 송강호라는 대배우와 나란히 서서 자신이 극을 이끌어 가는 형태는 이나영 뿐 아니라 어느 여배우라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은영 역이 복잡한 심리를 절제된 연기로 표현해야 했기에 그 부담은 더 컸을 것이다.
때문에 이번 영화는 매 순간이 어려운 작업이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뭐든 배워보겠다', '내가 해보지 않았던 것, 어려운 것들을 이겨내 보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이 작품을 시작했다. 저한테는 저에 대한 실험이자 해야 됐던 일이었다"고 밝혀 작품에 임했던 각오를 가늠케 했다.
'러브픽션' 공효진, 공블리 더욱 더 망가지다
공효진은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다. 망가지는 그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작은 이경미 감독의 영화 '미쓰 홍당무'였다. 양미숙으로 분한 그는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지는 안면홍조증에 걸린 비호감녀로 변신, 촌티나는 패션과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히스테리 노처녀 역을 완벽히 소화해 냈다.
그의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공효진은 오는 29일 개봉하는 '러브픽션'에서 단 한 장면으로 망가지는 연기의 정점을 찍었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겨드랑이 털을 수북이 기른 모습으로 등장해 여배우로서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섰다.
여배우라면 더 예뻐 보이고 싶은 욕망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는 "각자의 취향과 성향이 있으실 텐데 걱정이 되기도 하고 그게 화끈해 보이기도 한다는 영화 속의 이야기처럼 좋은 반응이었으면 한다"면서도 "저는 굉장히 재미있었다"고 밝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대인배(?) 여배우임을 증명했다.
'화차' 김민희, 영화 속 키포인트 '역할 막중'
김민희는 자신이 맡은 '화차' 속 강선영이라는 인물에 대해 "12년 연기 인생에서 이처럼 강렬한 캐릭터는 처음"이라고 평했다. 강선영은 장문호(이선균 분)의 사라진 약혼녀이자 미스터리의 핵심을 쥐고 있는 인물로, 김민희는 이번 영화에서 강선영으로 분해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사랑스러운 여인, 충격적인 과거를 간직한 비밀스러운 여인 등 다양한 캐릭터 변신을 거듭했다.
이처럼 여러 모습을 표현해야 했던 것은 극 중 강선영이라는 인물이 베일에 싸여 있기 때문. 김민희도 자신의 역에 대해 "미스터리한 인물이고, 양파 같은 존재"라고 설명해 기대감을 높였다.
'화차'의 변영주 감독은 "첫 촬영에서 첫 표정연기를 보는 순간 김민희는 내가 생각한 선영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처음 시나리오 보다 갈수록 분량이 더 늘었다"고 평했다. 변영주 감독의 이야기처럼 다음달 8일 개봉하는 '화차'에서 김민희가 양파의 껍질을 하나씩 벗기듯 파격적인 연기변신들을 보여주며 극의 긴장감을 팽팽히 형성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가비' 김소연, 스크린 통해 성인연기·사극 첫 도전
다음달 15일 개봉하는 '가비'는 김소연의 국내 첫 스크린 성인연기 도전작이다. 그는 지난 1997년 이진석 감독의 영화 '체인지'에서 고등학생으로 등장한 후 스크린이 아닌 브라운관에서 활동해왔다. 때문에 15년 만에 다시 김소연을 스크린에 등장시킨 '가비'는 향후 그의 영화인생을 논할 때 항상 뒤따라 붙는 영화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만큼 그에게는 이번 영화 출연이 부담스럽고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또 김소연의 첫 사극 출연이라는 점도 '가비'를 주목하게 한다. 김소연은 지난 1994년 청소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 후 '신고합니다', '도시남녀', '이브의 모든 것', '식객', '아이리스', '아테나:전쟁의 여신' 등에 출연하며 도시적인 이미지를 주로 선보여 왔다.
2005년 한국, 중국, 홍콩이 의기투합한 영화 '칠검'(감독 서극)에 출연하긴 했지만 무술연마와 무기소지가 금지된 17세기 청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김소연의 사극'이라 부를 만한 영화는 '가비'가 처음이나 다름없다. 첫 성인연기, 첫 사극 도전. 김소연의 '가비'가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 = '하울링' 이나영, '러브픽션' 공효진, '화차' 김민희, '가비' 김소연 스틸컷(위부터)]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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