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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런던(영국) 고동현 기자] "아이들(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선수들에게는 울지 말라고 했지만 결국 본인 역시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올림픽 파크 내 바스켓볼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핸드볼 여자 동메달 결정전에서 2차 연장 접전 끝에 29-31로 패했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이번 대회 기간내내 악전고투를 펼쳤다. 시작부터 험난했다. 예선 같은 조에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1~4위를 차지한 노르웨이,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와 한 조에서 경기를 펼쳤다. 여기에 예선 도중 주축인 김온아까지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럼에도 대표팀은 모든 악조건을 뚫고 4강 진출까지 성공했다. 비록 4강전에서 노르웨이와의 악연을 끊지 못했지만 체력 고갈 속에서도 대표팀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상황. 노르웨이와의 4강전에서 패한 이후 선수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이 때 강재원 감독은 선수들에게 눈물을 멈추라고 했다.
강 감독은 라커룸에 들어가서 선수들에게 "다른 나라 선수들은 지든 이기든 웃는다. 지금부터 인상부터 인상 쓰고 우는 선수는 비행기 태워서 보낸다"고 했다. 강 감독 역시 아쉬움이 큰 상황 속에서도 담담하게 인터뷰를 이어갔다.
이렇듯 선수단 분위기를 최대한 밝게 만드려는 강 감독이지만 결국 동메달 결정전 이후에는 눈물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동메달 결정전 패배 이후 "선수들이 힘든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에게는 문제가 하나도 없었다. 선수들에게 고맙고 박수를 쳐주고 싶다. 메달을 못 딴 것은 내 책임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강 감독은 대표팀 사퇴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너무나도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다. 이제는 내려놓아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밝혔다.
강 감독은 "아이들(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움과 함께 미안함도 드러냈다. 이 때 올림픽내내 한 번도 보이지 않았으며 선수들에게 보이지 말라고 주문하던 그 눈물이 강 감독의 눈가에 맺혔다.
언제든지 들을 수 있고 어찌보면 뻔한 "선수에게 고맙다"는 한 마디지만 눈물과 함께 한 그 한 마디에는 그 누구보다 진심이 담겨 있었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 강재원 감독. 사진=런던(영국)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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