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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가 기대치를 넘어서는 성적으로 SBS의 대표 웰메이드 드라마로 꼽히는 '추적자 THE CHASER'를 떠올리게 했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첫 회에서 시청률 7.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전작의 부진을 단숨에 씻었다. 이어 6일 방송분은 시청률 12.7%를 기록하며 단 2회만에 동시간대 1위에 올라섰다. 상승폭은 무려 5.0%P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지난해 7월 종영한 '추적자'와 비교되고 있다. '추적자'는 정곡을 찌르는 대사, 긴박한 전개, 밀도 있는 스토리, 현실 반영, 배우의 호연 등으로 톱스타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아냈고, 주연을 맡은 손현주는 그해 생애 첫 연기대상을 거머쥐었다.
▶ 예기치 못했던 드라마, 대체 편성의 설움을 이겨내다.
조수원 감독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작품이 박혜련 작가가 오랫동안 준비한 대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당초 6월에 편성될 작품이 아니었다. SBS 드라마국 관계자는 마이데일리에 "처음에 편성돼 있던 다른 드라마가 있었는데 내부 사정에 의해 한 달 전에 편성이 바뀌었다. 원래 추진되던 드라마 대신에 들어간 것이다"고 전했다.
'추적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유아인, 신세경 주연의 '패션왕' 후속으로 방송된 추적자는 원래 예정돼 있던 드라마의 편성 연기로 갑작스럽게 대체 편성됐다. 기존 미니시리즈가 평균 20부작으로 제작되는 것에 비해 '추적자'는 16부작으로 편성됐고, 방송 관계자는 물론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높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은 1, 2회만으로 시청률과 호평,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며 진가를 드러냈다. 임팩트 있는 모습으로 단숨에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어낸 두 드라마는 기대가 적었던 만큼 그 영향력도 더 강했다.
▶ 약방의 감초 스릴러, 시청자를 사로잡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인기 비결로는 법정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라는 색다른 소재와 긴박하게 흘러가는 전개 속에 녹아든 웃음과 눈물, 그리고 긴장감을 꼽을 수 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1, 2회는 인물들 간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이해하기 쉽게 그려냈고, 살인 사건이 더해진 스릴러와 초능력을 가미한 순수한 로맨스는 극과 극의 매력을 가져다 줬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관계자는 "시놉시스를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더라. 로맨스보다는 스릴러 때문에 상당히 몰입하게 됐다. 긴박감 넘치는 느낌, 그런 것이 '추적자'랑 닮았다고 생각한다. 로맨스와 스릴러가 축을 이루는 작품인데 스릴러가 상당히 잘 표현됐다"고 밝혔다.
인물 간의 관계를 명확히 드러낼 수 있는 스릴러는 긴장감과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안겨 준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는 살인 사건과 초능력을 이용해 스릴러에 신선함을 더했고, '추적자'는 딸을 향한 부성애를 통해 스릴러에 맛을 더했다.
▶ 성공한 작품의 기본, 배우들의 호연.
개성있는 캐릭터는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초능력 소년 박수하(이종석)는 여심을 사로잡았고, 첫 코믹 연기 도전에도 자연스런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장혜성 역의 이보영과 웃음 제조기 차관우 역의 윤상현은 극 중 인물의 입체감을 더했다.
첫 회에서 작품의 인기를 견인한 아역배우 김소현의 몫도 무시할 수 없다. 김소현은 단 1회 등장뿐이었지만 중견배우들과의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 것은 물론 긴장감 넘치는 사건의 중심 속에서 성인배우 못지 않은 연기력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여기에 믿고 보는 관록의 배우 김해숙(어춘심 역)과 악역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낸 정웅인(민준국 역), 김광규(김공숙 역)까지 가세해 깊이를 더한다.
'추적자'도 방송 전 흔한 한류스타, 아이돌 없이 시작했지만 손현주, 김상중, 박근형, 류승수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검증받은 배우들이 진가를 보여주며 탄탄한 작품의 밑거름이 됐다.
'추적자'의 최종회는 22.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작품의 완성도와 대중성을 모두 갖춘 '추적자'의 발자취와 많이 닮아 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시청자들에게 두고두고 회자될 수 있는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청률 상승세를 탄 '너의 목소리가 들려'.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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