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포스트시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삼성이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정황상 삼성의 3연패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순위다툼이 치열하더라도 이젠 1~4위 팀들로선 포스트시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8일 오후 6시에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시작된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아무리 치열해도 4~5경기 남기고는 조절에 들어가야 한다”라고 했다. 사실 지금이 바로 그 시기다.
그동안 선두 삼성이 정규시즌 우승만을 위해 달려온 건 당연했다. 3~4위 추락가능성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우승 가능성이 더 컸기 때문. 그러나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3팀은 복잡한 입장에 놓였다. 막바지 순위다툼과 함께 준플레이오프 혹은 플레이오프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게 그리 쉽지 않다. 4강팀들의 포스트시즌 최상의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 LG-넥센-두산, PS 준비, 막바지 순위다툼에 이중고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완전히 다르다. 정규시즌과 똑같이 해선 승산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투수 활용방법부터 상황에 맞는 공격 전략과 수비 움직임 모두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다양한 임기응변능력을 갖춰야 단기전 승산이 높아지는 법이다. 순위가 결정된 예년 정규시즌 막바지엔 주전들에게 휴식도 주고, 때로는 실험적인 경기운영도 하면서 포스트시즌에 대비하는 게 일상적이었다.
하지만, 현 상황은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2위 LG와 3위 넥센은 정규시즌 결과에 따라 준플레이오프를 치를 수도 있고 건너 뛸 수도 있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의 포스트시즌 준비는 확연하게 다를 수밖에 없다. LG, 넥센은 2위를 향해 뛰면서도 준플레이오프 준비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2경기 남은 4위 두산은 총력전을 펼치기보단 준플레이오프 준비에 사실상 들어간 모양새다.
▲ 삼성, 만만한 팀 없지만 PS는 자신있다
최근 한 야구관계자는 “삼성이 나사를 조일 때가 되니까 바짝 조인다”라고 했다. 후반기 부진의 연속이었으나 8연승으로 우승 기반을 다시 한번 다졌다. 뜻하지 않은 3연패를 당했으나 지난 한화와의 대전 2연전서 충격을 털어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선착한다면 통합우승은 유리할 수밖에 없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1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팀이 한국시리즈까지 휩쓴 건 이유가 있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친 팀은 체력소모로 후유증이 있었다. 한국시리즈가 진행될수록 힘이 떨어졌다.
삼성은 정규시즌 상대전적서 LG(7승9패), 넥센(7승8패1무)에 밀렸다. 그러나 삼성은 LG와 넥센에 부족한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하다. LG와 넥센에도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은 선수가 있지만, 삼성에 비할 바는 아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다면 체력을 비축하면서 맞춤형 전략을 짤 시간이 있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치른 팀들은 그만큼 한국시리즈 준비가 늦을 수밖에 없다.
▲ LG-넥센-두산의 치열한 눈치싸움
LG와 넥센, 두산은 겉으론 치열한 순위다툼을 하고 있지만, 포스트시즌 계산도 들어간 상태다. 4위 두산은 잔여경기 수가 적어 사실상 힘을 뺀 모양새. 두산은 LG(8승7패)와 넥센(7승9패)을 가상의 준플레이오프 상대로 생각하고 잔여 경기에 대비하고 있다. 두산은 상대전적만 놓고 보면 넥센보단 LG가 편하다. 두산은 타선보다 마운드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구장이 작은 목동에서 넥센의 힘 있는 타선을 상대하는 것보다 잠실에서 LG와 만나는 게 수월할 수 있다. 두산 특유의 촘촘한 기동력과 수비력도 목동보단 잠실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
LG와 넥센의 마음은 복잡하다. 사실상 2위 사수에 들어갔다. 2위 사수에 성공하지 못하면 플레이오프 직행 대신 준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하늘과 땅 차이. LG 김기태 감독은 “1위, 2위, 3위에 맞는 포스트시즌 준비 일정을 확정했다”라고 할 정도다. 감독 입장에선 3위 혹은 4위로 떨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LG는 준플레이오프든, 플레이오프든 넥센(5승11패)보다 두산(7승8패)이 상대적으로 편하다. LG는 올 시즌뿐 아니라 최근 몇 년간 넥센에 약했다. 반대로 넥센은 준플레이오프 혹은 플레이오프서 두산(9승7패)보단 LG(11승5패)가 편하다. 힘 있는 타자들이 LG 마운드 공략에 자신감이 있다. 넥센은 포스트시즌서 만날 팀 모두에 정규시즌 상대전적서 앞섰다. 플레이오프 직행만 하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LG와 넥센은 두산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부족한 포스트시즌 노하우를 어떻게 만회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또한, LG와 두산은 포스트시즌서 만날 경우 전력을 떠나 잠실라이벌이란 특수요소가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도 변수다. 그게 부담스럽다면 포스트시즌을 처음으로 경험하는 넥센이 의외로 편할 수도 있다. 정규시즌 상대전적은 참고자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위에서부터 삼성, LG, 넥센,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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