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기록은 패전이었다. 하지만 투혼은 박수받기 충분했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수 크리스 옥스프링이 6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제 역할을 했다. 터지지 않은 타선이 아쉬웠다.
옥스프링은 1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 6⅔이닝 동안 113구를 던지며 6피안타 3볼넷 7탈삼진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팀이 0-3으로 패해 옥스프링의 시즌 첫 패전이 기록됐다. 이날 옥스프링은 최고 구속 146km 직구와 커터, 커브, 체인지업, 그리고 너클볼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하지만 타자들이 한 점도 뽑아주지 못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옥스프링은 올 시즌 6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 중이었다. 특히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 책임지며 팀 선발진의 한 축임을 입증했다. 올 시즌 한화전에 한 차례 구원 등판해 2⅓이닝 동안 홈런을 맞아 1실점했지만 삼진 4개를 솎아내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김 감독이 옥스프링의 4일 휴식 후 등판을 택한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흔들렸다. 옥스프링은 1회말 선두타자 이용규를 9구 승부 끝에 루킹 삼진 처리했지만 한상훈과 정근우에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 3루 위기에 직면했다. 곧이어 김태균에 우중간 2루타를 얻어맞아 첫 실점했다. 계속된 1사 2, 3루 상황에서 피에의 2루수 땅볼로 2점째를 내준 옥스프링은 최진행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힘겹게 첫 이닝을 넘겼다.
2회에는 2사 후 김민수에 안타를 맞았지만 이용규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안정을 찾는 듯했다. 3회말에는 2사 1루 상황에서 피에와 최진행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자초했으나 송광민을 유격수 뜬공 처리하며 실점을 막았다. 문제는 3회까지 투구수가 무려 60개였다. 4회에는 선두타자 고동진에 우익선상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지만 이후 추가 진루 허용 없이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고 이닝을 마쳤다. 공도 12개만 던졌다.
5회부터는 완연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5회말을 공 9개로 삼자범퇴 처리한 옥스프링은 6회말에도 최진행을 삼진, 송광민을 중견수 뜬공, 고동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7회말에는 선두타자 김민수를 1루수 뜬공, 이용규를 삼진 처리했다. 그런데 한상훈을 10구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며 일이 꼬였다. 정근우마저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내보내 2사 1, 2루 위기에 몰렸고, 투구수가 113개에 달하자 결국 마운드를 떠나야 했다. 그 와중에도 옥스프링은 끝까지 달려가 타구를 잡아낸 유격수 문규현에게 박수를 보냈다. 옥스프링의 프로 의식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어 등판한 정대현이 후속타자 김태균에 우전 적시타를 맞아 책임주자 한상훈이 홈인, 옥스프링의 실점은 3점이 됐다. 롯데 타선은 끝까지 응답하지 못했고, 결국 0-3으로 패했다. 한화에 시즌 첫 영봉승을 헌납하고 말았다.
하지만 옥스프링은 제 몫을 충분히 했다. 선발로 나선 6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 버텨주며 불펜 소모를 최소화했다. 초반 흔들림에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자신의 공을 던졌다. 또한 투구수 110개를 채운 상황에서도 "이번 이닝은 내가 막겠다"는 책임감을 보였다.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옥스프링의 113구 투혼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크리스 옥스프링.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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