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김동주를 품어줄 팀은 없었다.
김동주의 선택은 은퇴였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된 일. 김동주는 2014시즌을 끝으로 17년간 뛰었던 두산과의 인연을 정리했다. 그런데 두산을 나오는 과정이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 2011시즌을 끝으로 하향세를 그렸고, 2012년부터 서서히 팀내 비중이 줄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김동주와 관련된 좋지 않은 소문도 돌았다. 고참으로서 팀 중심을 제대로 잡는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주는 스타였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이승엽(삼성)과 함께 대표팀 3~4번 쌍포를 이뤘다. 이승엽이 최고의 왼손타자였다면 김동주는 정확성까지 갖춘 오른손타자였다. 그러나 김동주의 말년은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진 않았겠지만, 썩 좋지 않았던 야구계의 평판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진욱 전 감독, 송일수 전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했다. 2013년 두산 퓨처스 감독이었던 송 전 감독은 끝내 지난해 김동주를 1군에 부르지 않았다. 그러자 김동주는 시즌 중반 트레이드 요구를 했고, 결국 시즌이 끝나자마자 두산을 떠났다. 김동주는 마지막 불꽃을 태울 팀을 찾았다. 실제 한화와 KT에서 영입도 검토했다.
하지만, 최종 조율 과정에서 영입이 불발됐다. 연봉 등 입단 조건에서 뜻이 맞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팀이 김동주에게 손을 떼면서 더 이상 김동주를 데려갈 팀은 없었다. 고액 연봉자인데다 최근 1~2년간 1군서 제대로 뛰지 못하면서 기량 자체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야 수비는 물론이고 특유의 정확성에 장타까지 겸비한 방망이 실력에 대한 믿음도 거둬들였다.
1월 31일은 프로야구 10개구단 보류선수 등록 마감일. 10개구단은 이날 올 시즌 보류선수를 최종적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등록한다. 만약 이날 등록되지 못한 선수는 시즌 중 계약 자체는 자유롭게 할 수 있어도 5월 1일 이후 1군 출전이 가능한 신고선수 신분으로만 가능하다. 김동주는 신고선수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느니 은퇴를 택했다.
더구나 한화와 KT는 김동주와의 협상이 결렬되자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 외의 팀은 아예 김동주 영입 자체를 고려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통산 1625경기 동안 타율 0.309 273홈런 1097타점 851득점을 기록한 대타자는 2015년 그 어느 팀에서도 환영 받지 못했다. 그렇게 ‘미아’ 김동주가 씁쓸하게 그라운드를 떠났다.
[김동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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