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역시 외국인 선수의 활약은 중요한 '키 포인트'였다. 외국인 선수의 성공과 실패에 따라 각 팀들이 웃고 울었다.
일례로 시즌 내내 선두 자리를 유지한 두산의 경우엔 가장 성공한 외인 농사를 자랑하고 있다. '니느님' 니퍼트, '노히터' 보우덴, '우타 거포' 에반스의 활약은 두산을 선두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반면 창단 첫 10위 추락이란 불명예까지 안았던 삼성은 한때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자취를 감추기도 하면서 어려운 운영을 계속해야 했다.
▲ 두산 베어스
니퍼트 - 16G 12승 2패 ERA 3.26
보우덴 - 17G 10승 5패 ERA 3.83
에반스 - 74G .297 15홈런 49타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두산은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제 몫을 하며 선두로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쳤다. 올해로 KBO 리그 6번째 시즌을 맞는 니퍼트는 다승과 평균자책점 부문 1위에 오르며 전반기 최고의 투수로 활약했다.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인 보우덴 역시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이 됐다. 다만 후반기에서 노히트노런 후유증을 완전히 떨쳐낼지 지켜봐야 한다. 에반스는 4월 한 달 동안 타율이 .164에 그쳤다. 하지만 김재환, 오재일, 박건우 등이 성장한 두산에게 에반스의 부진은 크게 상처를 입히는 일이 아니었다. 만약 두산이 아닌 다른 팀이었다면 에반스가 지금 같은 활약을 할 수 있었을까.
▲ NC 다이노스
해커 - 9G 6승 1패 ERA 2.91
스튜어트 - 17G 8승 5패 ERA 4.80
테임즈 - 72G .343 25홈런 71타점 6도루
테임즈는 여전히 괴물타자의 면모를 보였다. 5월에는 타율 .423 10홈런 25타점으로 활활 타올랐다. 다만 7월에 안타 6개에 그친 것은 아쉬운 부분. '에이스' 해커는 팔꿈치 부상으로 63일 만에 마운드로 돌아오는 등 전반기 동안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NC는 해커가 없는 기간 동안 팀 평균자책점이 5.21(리그 평균 5.39)로 좋은 편이 아니었다. 해커가 없는 한 달까지는 타선의 괴력, 토종 투수진의 힘으로 15연승까지 달렸지만 두 달의 공백은 길었던 게 사실. 스튜어트는 초반 제구 난조 등으로 아쉬움을 사다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지난 해와 비교하면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 넥센 히어로즈
피어밴드 - 18G 5승 7패 ERA 4.60
코엘로 - 12G 6승 5패 ERA 3.77
맥그레거 - 4G 2승 2패 ERA 6.58
대니 돈 - 80G .305 12홈런 54타점
만약 신재영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밴헤켄이 사무치게 그리웠을지도 모른다. 코엘로와 피어밴드는 그 누구도 밴헤켄의 대체자가 되지 못했다. 코엘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발 빠르게 교체를 시도했다. 4경기에 나온 맥그레거는 서서히 적응하는 모습. 전반기 최종전인 kt전에서 5실점했지만 7⅓이닝을 던져 후반기를 향한 희망을 남겼다. 오히려 가장 좋은 성적은 남긴 선수는 대니 돈이었다. 대니 돈은 4월 타율 .242, 5월 .282, 6월 .324, 7월 .457로 어느덧 3할 타율을 돌파했다.
▲ SK 와이번스
켈리 - 18G 5승 4패 ERA 3.49
세든 - 12G 5승 5패 ERA 5.37
라라 - 3G 1승 1패 1홀드 ERA 2.61
고메즈 - 69G .296 17홈런 40타점 11도루
이미 KBO 리그 경력을 갖춘 켈리와 세든으로 투수진을 짰지만 두 투수의 희비는 엇갈렸다. 켈리는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 팀내 최다 이닝으로 수고를 다했다. 반면 세든은 부진 끝에 퇴출됐다. 새로 합류한 라라가 5강 합류의 변수가 될 전망. 고메즈는 양날의 검을 가진 유격수다. 홈런 17개로 장타력을 갖춘 매력적인 방망이를 지녔지만 실책은 15개에 이르는 불안한 수비력을 노출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유격수 실책 개수로는 김하성(넥센·715⅔이닝)에 이어 2위이지만 수비 이닝을 보면 고메즈(578이닝)가 더욱 위험한 유격수인 것이 분명하다.
▲ KIA 타이거즈
헥터 - 18G 8승 3패 ERA 3.37
지크 - 19G 8승 9패 ERA 4.68
필 - 80G .311 13홈런 58타점 8도루
'몸값 2위' 헥터는 리그에서 전반기 최다 이닝을 마크하며 기대를 충족했다. 18경기 중 10경기에서 7이닝 이상을 던졌다. 4월 21일 광주 삼성전에서 4⅓이닝 8실점으로 부진한 이후 14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 소화했다. 프리미어 12 미국 대표로 한국전에서 호투한 인연으로 KIA에 입성한 지크도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다. LG와의 3경기에서의 부진(9.37)이 아니었다면 평균자책점은 더욱 낮아졌을 것이다. KBO 리그 3년차를 맞이한 필은 테임즈 같은 화끈함은 없어도 거듭 꾸준했다. 최소한 속을 썩이지는 않았다. 5월까지는 홈런이 5개에 불과했지만 이후 8개를 터뜨려 앞으로를 더욱 기대케한다.
▲ 롯데 자이언츠
린드블럼 - 17G 5승 8패 ERA 6.25
레일리 - 18G 6승 5패 ERA 3.50
아두치 - 64G .291 7홈런 41타점 15도루
맥스웰 - 기록 없음
롯데의 지난 시즌 유일한 성과는 바로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의 성공이었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전원 재계약에 성공, 기분 좋은 새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지난 해 210이닝을 던지는 괴력을 선보인 린드블럼은 전반기 평균자책점이 6.25에 불과하고 아두치는 부상 치료를 위해 쓴 약물이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이며 끝내 팀을 떠나고 말았다. 레일리가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한 것이 위안거리였다. 전반기 동안 5이닝 미만으로 던진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아두치의 대체 선수로 들어온 맥스웰이 센터라인의 한 축인 중견수를 맡으며 공격에서도 활약이 있어야 롯데의 반등도 가능하다.
▲ LG 트윈스
소사 - 19G 4승 4패 ERA 4.73
코프랜드 - 13G 2승 3패 ERA 5.54
허프 - 1G ERA 5.40
히메네스 - 80G .338 22홈런 66타점 11도루
가장 늦게 외국인 선수 계약을 완료한 팀. 그런데 오래 기다린 만큼 성과는 뚜렷하지 않다. 한나한이 한인 식당까지 데려가 적응력을 살폈던 코프랜드는 기대 이하의 투구를 남겼다. 메이저리그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눈여겨봤던 허프가 LG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리그 최다 이닝 2위에 오른 소사는 고생한 만큼 실적은 그리 좋지 않다. 오히려 반전을 안긴 건 히메네스였다. 수비가 발군이었던 히메네스는 리그 투수들에 대한 적응을 완료하면서 LG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남을 준비를 마쳤다. 특유의 친화력을 갖추고 경기에서는 누구보다 진지한 그는 LG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 한화 이글스
로저스 - 6G 2승 3패 ERA 4.30
마에스트리 - 9G 2승 2패 ERA 9.42
카스티요 - 4G 2승 1패 ERA 5.00
서캠프 - 1G ERA 2.08
로사리오 - 80G .323 22홈런 74타점
올 시즌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외국인 선수 로저스는 지금 한국에 없다. 숱한 논란 속에 그가 소화한 것은 6경기가 전부. 19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2승 밖에 수확하지 못했다. 경기보다 경기 외적으로 더 많이 언급된 선수였다. LG와 마찬가지로 한화도 장고를 거듭하다 마에스트리를 영입했으나 역시 실망스러웠다. 카스티요와 서캠프로 채워진 한화 투수진이 후반기에는 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까. 그래도 로사리오는 기대대로 화끈했다. 리그에 적응하려는 노력과 쇼다 코치의 도움이 합쳐 결실을 맺고 있다. 4월에는 홈런이 고작 1개가 전부였는데 5월에만 홈런 9개를 날리며 반전이 시작됐다.
▲ 삼성 라이온즈
벨레스터 - 3G 3패 ERA 8.03
웹스터 - 12G 4승 4패 ERA 5.70
레온 - 1G 1패 ERA 14.40
플란데 - 기록 없음
발디리스 - 32G .259 4홈런 21타점
지난 겨울, 삼성에겐 큰 변화가 있었다. 효율적인 운영을 표방하는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면서 대대적인 투자가 어려워졌다. 48홈런을 친 나바로를 놓친 공백은 역시 컸다. 일본프로야구 경력을 지닌 발디리스는 발목 부상 등으로 공백도 보였고 타력도 화끈하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들도 새로 뽑았지만 시원찮았다. 두 명 모두 교체된 상태. 레온은 데뷔전을 치르자마자 어깨를 다쳤다. 플란데도 강속구보다는 제구로 승부한다고 하니 압도적인 투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삼성이 이렇게 추락한 것도, 이런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온 것도 모두 예상 밖이었다.
▲ kt 위즈
마리몬 - 12G 6승 4패 ERA 5.23
피노 - 11G 2승 2패 ERA 7.64
밴와트 - 16G 4승 8패 ERA 5.31
로위 - 기록 없음
마르테 - 74G .272 16홈런 60타점
창단팀에 주어지는 혜택. 바로 외국인 선수를 1명 더 쓸 수 있는 것이다. 올해는 kt가 외국인 선수 4명을 쓸 수 있는 마지막 해다. 그런데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선발투수 3명을 외국인 선수로 채우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마리몬은 이미 교체된 상태고 피노도 자리가 위태롭다. SK 출신인 밴와트도 평범한 수준. 국내 선수들이 연이어 사고를 치고 특급 용병도 구해오지 못한 kt가 최하위에 머문 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실이다. 지난 해 정교함과 파워를 동시에 갖춘 모습을 보여준 마르테는 시즌 초반 공갈포로 전락하다 조금씩 타율이 오르는 것에 위안을 삼고 있다. 7월 타율은 .379.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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