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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장미관이 첫 드라마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그는 JTBC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여성들을 납치하는 김장현으로 분해 극을 아우르는 존재감을 발산했다. 이에 ‘괴물 신인’이라 불리기도.
첫 드라마임에도 주인공 못지않은 화제몰이와 거듭된 연기호평까지 듣고 있는 장미관에게 사람들이 알아보지 않냐 물어보니 “알아보시는데 좀 무서워하세요”라며 자신을 보고 소곤거린다는 비하인드를 전해 웃음을 안겼다.
“‘실제로는 안 무섭네’ 이렇게 말씀해주시는 분도 계시고. 반응이 반반인 것 같아요. 전 대본대로, 감독님이 연주하시는 대로 따랐어요. (웃음) 다 좋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관심은 좋은 거잖아요.”
장미관의 말처럼 실제 마주한 그에게서는 김장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모델출신다운 훤칠한 비주얼에 훈남 외모, 조근조근 자신의 생각들을 전하는 장미관만 있을 뿐이다. 자신의 SNS에 ‘#저는 사실 무섭지 않아요’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던 장미관. 그는 “시청자분들이 너무 무섭다고 하셨어요. 가위에 눌리거나 김장현이 나오는 꿈을 꾸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해를 조금 풀어드리기 위해서”라며 이와 같은 해시태그를 남긴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모델을 할 때는 머리가 길고 더 말랐어요. 세고 날카로운 이미지로 활동 했었는데 지금 그 때의 이미지가 조금 보이는 것 같기도 해요. 이번 작품을 하며 살이 많이 빠졌어요. 모니터를 해보니까 저도 제 모습이 좀 악랄하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조금만 악랄하게 느껴진다고?) 이미지도 이미지인데, 저한테는 연기적으로 부족한 부분, 아쉬운 것들이 더 먼저 보여서 그런가봐요. 몇 번 다시 시도는 했지만 지금은 제 실력이 이것밖에 안 되더라고요. 10년, 20년 뒤 이런 악역을 하게 되면 조금 더 내공이 쌓인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을까 싶어요.”
얼핏 보면 가면을 쓰고 연기하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은 듯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촬영현장에서 장미관의 고생은 상상 이상이었다는 후문이다. 장미관의 얼굴에 맞춰 특수 제작된 실리콘 가면은 얼굴에 알로에젤을 듬뿍 바르고 앞뒤로 사람이 당겨줘야만 겨우 착용할 수 있었다. 착용부터 만만치 않았던 것. 여기에 소리는 잘 들리지 않고, 시야 확보도 어려웠을 뿐 아니라, 입도 잘 움직이지 않았다고. 이에 장미관에게 가면 비하인드 스토리를 물었다. 시야가 좁으면 어두운 곳에서 액션신을 하는데 무리가 있고, 소리가 잘 안 들리면 현장에서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며, 입이 움직이지 않으면 대사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
“액션 부분이 많아서 NG가 많이 났어요. (가면 때문에) 소통이 잘 안 됐거든요. 위험한 부분도 있었어요. 저는 거의 밤에만 촬영했는데 시야 확보가 잘 안 돼 동선이 틀리기도 했어요. 대사도 자꾸 씹히니까 조금 더 오버하면서 이야기했죠. 처음에는 스태프들도 제가 잘 안 들리는지 몰랐어요. 그래서 자꾸 가면을 쓴 채로 다가가게 되니까 ‘가까이 오지는 말고’라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안 쪽으로 보이지 않게 인이어를 끼거나, 진행해주시는 분이 옆에 바짝 붙어 전달해주시기도 했어요.”
이런 노력은 빛을 발했다. 물오른 연기력과 다른 배우와의 자연스러운 연기 호흡, 극을 씹어 먹는 존재감 등 신인 답지 않은 모습들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차근차근 배우를 위해 준비해 온 그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모델로 활동할 때부터 연기 수업을 병행했고, 연극에서 실력을 다진 후 드라마로 진출했다.
“처음에는 연극으로 시작했어요. 그 전에는 단역을 한 두번 정도 했었고요. 그리고 나서 ‘힘쎈여자 도봉순’에 출연하기까지 4년 이상 걸렸어요. 모델을 시작하고 한 1년 후부터 바로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연극을 하며 배우를 해야겠다고 결심이 섰죠. 그동안 계속 연습을 해왔어요.”
장미관은 오랜 시간을 준비해 빛을 본 만큼 부모님께서 좋아하신다며 쑥스럽게 웃어 보였다. 악역이라는 것보다 텔레비전을 통해 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하신다고. 장미관은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게 제일 뿌듯하다며 효자의 면모를 보였다.
“이제 막 시작이에요. 마냥 좋다고 들떠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게 다음을 준비해야 하니 오히려 지금이 더 신중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장미관에게 혹시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냐고 물었다. 보통 인터뷰 중 이런 질문을 하면 없다고 말하거나 작품 혹은 자신에 대한 홍보를 하기 마련인데 장미관은 의외의 말을 건넸다.
“스태프 분들, 감독님, 작가님을 비롯해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려요. 굉장히 고생을 하셨어요. 스태프 분들도 밤을 많이 새우셨고요. 저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연기를 가르쳐주셨던 문원주 선생님, 김성국 선생님, 이동주 코치님도 감사하고요. 문원주 선생님은 (김)우빈이랑 저의 첫 연기 선생님이세요. 선생님을 보며 연기자가 되겠다고 결심을 했죠. 아무 것도 없을 때 공짜로 가르쳐주시고, 먹여주시고, 재워주신 분이에요. 선생님 때문에 처음 연극을 하게 됐어요. 저에겐 의미가 남다른 분이에요.”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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