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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MBC스페셜'이 길고양이들의 도시 생존기를 고양이의 시선으로 담은 '도시x자연다큐멘터리 고냥이'를 13일 방송한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고령화 사회 속에서 반려동물 인구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는 많아졌지만 여전히 길 위의 동물들은 무관심 속에 방치 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도시 길고양이의 삶은 '도둑 고양이'로 낙인 찍힌 채 숨어 지내야 하고, 때론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 사람들을 무심히 관찰하는 존재가 있다. 사람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몇 그루 나무 사이, 주택가 골목의 쓰레기통 옆 등에서 나름의 영역을 지키며 살아가는 도시의 또 다른 시민은 길고양이, 바로 고냥이다.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고냥이들은 나름 치열한 나날을 보낸다. 그 첫 번째는 바로 영역 쟁탈전이다. 카메라가 따라간 어미 품을 떠나 독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세 마리의 길고양이들은 안전하고 먹을 것이 풍부한 지금의 터전이 만족스럽다. 하지만 얼마 전 영역을 어슬렁거리던 불청객이 마음에 걸려 작은 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라 경계하기 바쁘다. 그러던 어느 날 또다시 나타난 불청객은 탐욕을 숨기지도 않고 하악질을 하며 시비를 걸어온다.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영역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서서히 밝혀지는 불청객의 충격적인 정체로부터 과연 세 고양이는 자신들의 영역을 지킬 수 있을까.
장미꽃이 하나 둘씩 필 무렵, 새끼를 밴 어미 고양이들은 출산 준비를 한다. 에어컨 실외기, 하수구, 나무 계단의 벌어진 틈 사이. 도시에서 안전한 출산 장소를 찾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결국 거리를 전전하던 만삭의 어미 고양이는 눈 한번 질끈 감고 인간의 영역에 발을 디뎠다. 쫓겨나거나 더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었지만, 오직 새끼들을 위해 두려움도 이겨냈다.
6시간의 진통 끝에 드디어 새 생명이 탄생했다. 눈도 뜨지 못하고 귀도 들리지 않는 여섯 마리 새끼들은 오롯이 어미 고양이의 책임이다. 먹이를 구하러 간 사이 행여 새끼들이 잘못될까 자리를 뜨지 못하고 태반을 먹으며 곁을 지키는 어미 고양이의 눈물 겨운 모성, 그리고 어미를 거울삼아 점차 고양이가 되어가는 새끼들의 성장이 그려진다.
매 순간이 모험이고 도전인 도시의 삶 때문인지 길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약 3년이다. 쏟아지는 비를 피할 곳이 없어 저체온으로 고생하기도 하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작은 상처가 곪아 죽음의 기로에 서기도 한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자신의 영역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차를 피하지 못하고 처참한 죽음을 맞기도 한다. 그래서 캣 대디 김하연 씨는 오늘 주는 밥이 그 고양이가 먹는 마지막 밥일 수도 있기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길을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13일 밤 11시 10분 방송.
[사진 = MBC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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