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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블랙독'이 첫 회부터 '웰메이드 직업물'의 탄생을 보여주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케이블채널 tvN 새 월화드라마 '블랙독'은 기간제 교사가 된 사회초년생 고하늘(서현진)이 우리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꿈을 지키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직업물'.
16일 밤 드디어 전파를 탄 1회는 주연 서현진부터 라미란, 정해균, 이항나, 아역 류지은, 특별출연 태인호까지 구멍 없는 명품 연기력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이들 모두 맡은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들어 몰입감을 높였고, 휘몰아치는 빠른 전개와 '학원물을 표방한 직원물'이라는 신선한 장르를 밀도 있게 그려 눈 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서현진은 기존의 '로코퀸' 이미지를 지우고 기간제 교사 고하늘 역할을 탁월하게 표현,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했다.
'블랙독'은 시청자들이 기다려온 탄탄한 연기력, 촘촘한 극본, 감각적인 연출력 삼박자를 고루 갖춘 웰메이드 작품임을 단 1회 만에 증명해냈다.
이날 '블랙독' 첫 회에선 고하늘이 교사의 꿈을 품게 된 사연으로 강렬하게 포문이 열렸다. 수학여행 길에 버스가 전복되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했던 고등학생 고하늘(아역 류지은).
스승 김영하(태인호)가 차량 폭발의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들어 고하늘은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김영하는 제자를 구한 뒤 끝내 순직했다. 하지만 그의 숭고한 희생은 '기간제 교사'였다는 이유로 외면받았다. 장례식장에선 "김영하는 진짜 선생이 아니다. 기간제다. 계약직 선생이라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라는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학교 관계자들의 모진 말이 쏟아졌다.
기간제 교사의 설움, 씁쓸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며 어린 고하늘의 인생을 뒤흔든 충격적인 사건으로 작용한 것. 고하늘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내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걸까. 나는 그 답을 꼭 찾아야겠다"라고 독백했다.
고하늘은 그렇게 마음의 아픔을 품고 기간제 교사가 됐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대치고 1년 기간제 교사로 겨우 합격한 것.
하지만 기쁨도 잠시. 고하늘을 반겨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진학부장 박성순(라미란)에게 '낙하산'으로 찍혀 눈밖에 나고 말았다.
실제로 고하늘은 사내정치의 대가인 교무부장 문수호(정해균)의 조카였고, 이 사실이 일파만파 퍼지며 교내 선생들 모두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그러나 고하늘은 문수호의 존재를 전혀 몰랐던 바. 그는 억울함을 삼키고 동료들에게 "삼촌이 이 학교 교무부장인 거 나도 몰랐다. 제가 지금 어떤 얘기를 해도 믿지 않을 상황인 거 아는데 저는 정말로 몰랐다. 그래도 혹시 선생님들께서 상처받으셨다면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이후 고하늘은 문수호를 찾아가 따져 물었다. 그는 "제 서류 봤을 때 아셨을 거 아니냐. 왜 말씀 안 해줬냐. 제가 알아서 먼저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수호는 "그냥 여기서 일해. 기간제 경력 쌓고 정교사 시험 보고"라고 말했고, 고하늘은 "누구 빽, 낙하산 이런 식으로 시작 못 한다"라고 받아쳤다.
문수호는 "너 무슨 이상한 상상하는 거 같은데 나 그렇게 한가한 사람 아니다. 기간제 채용에 관여한 적 없다"라며 "고시 올인하고 부모 등골 또 빼먹을 거냐. 여기서 현장 경험 쌓고 임용시험 치면서 사립 정교사 시험도 같이 쳐라. 해볼 만한 게임이다. 너 참 세상 물정 모른다"라고 쌀쌀맞게 얘기했다.
이들의 대화를 엿듣고 박성순은 고하늘에 대한 오해를 풀었다. 그는 괴로워하는 고하늘에게 "선생님 소리 들으면서 멋있는 거 골라하고 싶으면 지금 나가도 좋다. 자리 아깝잖아. 다 떠나서 어쨌든 먼저 학생 떠나는 선생은 선생 자격 없는 거 아니겠냐"라고 냉정한 조언을 건넸다.
결국 고하늘은 낙하산 오해를 정면돌파하기로 결심, 마음을 다잡고 개학식 날 정식으로 첫 출근했다.
고하늘은 "만약 당신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눈이 어둠에 완전히 적응할 때까지 지키고 앉아 있는 것 뿐이다"라는 독백으로 가슴 먹먹한 여운을 더했다.
[사진 = tvN '블랙독' 1회 캡처]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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