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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살아있다'가 'K-좀비물'의 열풍을 잇는 재미와 코로나19 시대 유의미한 메시지까지 모두 잡으며, 침체기를 겪고 있는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등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준우(유아인)와 유빈(박신혜)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물이다.
천만 영화 '부산행',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으로 인해 전 저셰계에 'K-좀비물' 신드롬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살아있다'는 그 뒤를 이을 영화로 주목을 이끌고 있다.
시사회 이후 호평이 쏟아지며 'K-좀비물'만의 강점과 신선함을 톡톡히 살렸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우선 '#살아있다'는 데이터, 와이파이가 의식주만큼 중요한 필수재가 되어버린 2020년 단순한 물리적 고립뿐 아니라 디지털적으로도 완전히 단절된다는 참신한 설정으로 차별화점을 갖추며 공감대를 자극했다.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의 각본을 토대로 제작된 '#살아있다'는 원작 작가의 극찬을 받았을 정도. 맷 네일러는 "자신이 고립되었다는 사실에서 오는 두려움과 혼란스러움을 만들고자 했는데 '#살아있다' 제작진이 각본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줬다"라고 감탄을 보냈다.
연출을 맡은 조일형 감독은 "처음 각본을 읽었을 때 한정된 공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사람의 감정이 다양하게 담겨 있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적 상황과 문화적 차이에 맞춰 캐릭터의 설정, 관계 등 세부적인 부분들을 새롭게 각색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조일형 감독은 '감정의 공유'에 초점을 맞추며 'K-좀비물'만의 매력을 끌어올린 것. 평범한 주인공, 아파트라는 익숙한 공간 등 관객들의 삶이 스며들어 있는 지극히 일상적인 상황을 들끓게 만들며 현실감 넘치는 생존 스릴러를 탄생시켰다. 어제의 우리 이웃이 내일의 '좀비'로 변해버리니 그 어떤 괴물보다 더욱 공포로 다가올 수밖에 없고 더욱 큰 혼란에 빠뜨리게 하며 주인공들은 물론, 객석까지 복합적인 내면의 심리로 몰아붙이며 요동치게 한다.
좀비물만의 스펙터클한 빠른 전개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준우와 유빈의 심도 깊은 고뇌가 고스란히 전달,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판단할까' '난 과연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까' 절로 이입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살아있다'는 코로나19 시국과 맞물리며 단순한 재미를 넘어 묵직한 여운까지 남긴다. 그 제목처럼 우리가 코로나19 시대라는 뜻하지 않게 하루아침에 달라져 버린 일상 속에 '살아있다'는 것에. 평범한 인물들의 '생존'을 위해 포기하지 않는 몸부림이 '작은 희망'으로 결실을 맺고, 그것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며 힘든 시국을 꿋꿋이 버티고 있는 우리를 다독인다.
준우 역의 유아인은 '#살아있다'에 대해 "'살아있다는 것', '생존을 위한 투쟁'을 말한다는 것이 좋았다. 영화와 같이 꼭 끔찍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우린 언제나 현실에서 투쟁하고 있지 않나. 그래서 기필코 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자체가 큰 기쁨이고 의미 있는 일이었다"라며 "'살아있다'가 이전 같으면 오글거리고 진지하게 느낄 수 있었을 텐데 그 텍스트가 강렬하게 뇌리에 박혔다. 관객분들이 '#살아있다'를 보시고 내가 여기 생존해 있구나 느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유빈 역의 박신혜는 "#'살아있다'는 단순한 것에서 나오는 행복, '내가 건강한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이런 의미가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전달이 잘 되는 것 같아서 좋았다"라며 "제가 늘 얘기를 할 때 끝에 꼭 하는 인사가 있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이 감사가 행복으로 이어진다'라고. 비록 힘든 시기가 맞물리게 되었지만 '그래, 내가 살아있는 것에 감사하자. 그러다 보면 행복해지지 않을까 즐거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시대와 비교해서 준우와 유빈이 가진 희망처럼 조금이나마 시원하게 돌아가시길, 작은 희망을 계속 같이 느껴주셨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 있다. 저도 준우를 보면서 공감도 되고 속이 시원하기도 했다. 변해가는 준우의 표정을 보면서 그 속에서 나의 옆에 있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존재들로 인해 위로와 위안을 받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라고 영화의 남다른 의미를 이야기했다.
'#살아있다'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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