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타격에선 제리 샌즈 이후 키움 유니폼을 입었던 그 어떤 외국인타자보다 빠른 적응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외야 수비는 조금 불안하다.
키움 새 외국인타자 윌 크레익은 4~5일 고척 SSG전서 잇따라 2번 타순에 배치됐다. "중심타선과 연결고리 역할"이라는 홍원기 감독의 설명이 있었다. 홍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는 의미. 실제 4일 경기서 3안타를 터트렸고, 5일 경기서는 선제 투런포까지 터트렸다. KBO리그 데뷔 첫 홈런. 5-8로 뒤진 7회에는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재역전한 8회말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좌선상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이날만 5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4일까지 18경기서 타율 0.288 4타점 5득점, 득점권타율 0.273으로 나쁘지 않았다. 박병호의 도움을 받아 KBO리그에 연착륙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박병호의 부진과 이정후의 부상으로 파괴력이 현저히 떨어진 키움 타선에 큰 힘이 된다.
문제는 수비다. 크레익은 내, 외야 멀티플레이어지만 주 포지션은 1루다. 3루도 가능해 보이지만, 홍 감독은 국내선수 구성을 감안, 사실상 1루와 우익수로 못 박은 듯하다. 1루수로 4경기에 나섰고, 우익수로는 5일 고척 SSG전까지 무려 12경기였다.
1루에는 박병호가 버티고 있다. 홍 감독은 지난주 잠실 원정에서 크레익이 1루수로 뛸 때 박병호가 지명타자 혹은 벤치로 밀려나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라인업 무게감이 너무 떨어지는 현실상 박병호를 쉽게 빼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박병호는 4일 경기서 만루포를 터트리는 등 여전히 한 방에 대한 기대감은 있다.
결국 크레익은 우익수로 나간다. 그러나 우익수비가 확실히 완전하지 않다. 에이스 에릭 요키시가 나섰던 3일 고척 KT전서도 결정적 실수로 실점이 나왔고, 5일 경기서 또 매끄럽지 않은 수비가 나왔다. 실책으로 인정되지 않았으나 사실상 실책이었다.
4-1로 앞선 5회초 무사 1루였다. 이재원의 타구가 우중간으로 향했다. 중견수 예진원이 처리할 수도 있었지만, 크레익이 처리해도 무방했다. 우중간으로 이동한 크레익이 자세를 낮춰 잡는 듯했으나 엉거주춤하면서 타구를 그라운드에 떨어뜨렸다. 1사 1루가 돼야 할 상황이 무사 1,2루로 돌변했다.
이후 진짜 실책이 나왔다. 최지훈의 1루 땅볼을 잡은 1루수 박병호가 2루 커버를 들어온 유격수 김혜성에게 송구했다. 그러나 김혜성이 글러브를 빨리 오므린 듯했다. 공을 떨어뜨리며 무사 만루가 됐다. 잘 던진 선발투수 김선기는 내려가야 했고, 올 시즌 팔을 내린 좌완 김성민이 올라왔다. 그러나 김성민은 제구난조에 시달리며 추신수와 김강민에게 잇따라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결국 키움은 5회에 4-4 동점을 허용했고, 6회에 또 다시 실책과 볼넷을 쌓으며 4실점했다. 결국 경기 후반 다시 역전했고, 그 과정에서 크레익의 중요한 적시타가 두 방이나 있었다. 그러나 크레익의 실수 하나가 경기 중반 흐름이 꼬이는 빌미가 된 건 사실이었다.
이제 홍원기 감독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순위다툼의 클라이맥스에 돌입했다. 5강 진입을 위해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없다. 크레익을 익숙한 1루로 옮기면 좋은 타격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그럴 경우 박병호의 쓰임새가 지명타자 혹은 백업으로 축소된다.
하지만, 박병호의 올 시즌 생산력까지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크레익이 1루를 맡고 외야는 수비력이 좋은 국내선수들이 커버하는 게 좀 더 이상적으로 보인다. 박병호는 전날 만루포를 쳤지만 이날 다시 무안타로 침묵했다.
[크레익. 사진 = 고척돔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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