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적처럼 '술판 악재'를 극복했다. 이젠 와일드카드결정전 새 역사에 도전한다.
키움 히어로즈의 후반기는 '술판 사태'가 터진 뒤 극히 어두워 보였다. 급하게 정찬헌을 영입했으나 선발진의 누수는 심각했다. 정찬헌은 8월 한달간 맹활약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안우진과 한현희의 공백은 크게 느껴졌다.
제이크 브리검의 퇴단에 지난 1~2년간 리그 최강이던 불펜마저 눈에 띄게 약화됐다. 그 와중에 조상우가 잠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타선의 떨어지는 생산력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퇴단 후 더 큰 고민이 됐다. 많은 실책도 골칫거리였다.
그럼에도 버티고 버틴 끝에 기적처럼 5위를 차지했다. 삼성, KT, KIA로 이어지는 시즌 마지막 세 경기를 쓸어 담았고, SSG와 NC의 패배에 의한 반사이익도 받았다. 그 어느 시즌보다 힘겨웠지만, 2013년부터 올해까지 9년간 단 한 시즌(2017년)을 제외하고 모두 포스트시즌 출석도장을 찍었다.
이제 영웅군단은 포스트시즌 새 역사 창조에 도전한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런칭 이후 단 한번도 없었던 '5위의 반란'을 노린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 팀에 1승을 먼저 주고 시작한다. 게다가 최대 두 경기 모두 4위 팀 홈구장에서 열린다. 5위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가려면 1~2차전을 다 잡아야 한다. 그만큼 5위 팀에 불리한 싸움이다.
흥미로운 건 키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단골 손님이라는 점이다. 2015년, 2018년, 2020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다. 10개 구단 최다 기록. 4위 자격으로 치른 2015년(SK, 5-4 승리)과 2018년(KIA, 10-6 승리)에는 모두 이겼으나 5위 자격으로 나선 2020년(LG, 3-4 패배)에는 졌다.
역사는 반복될까, 새롭게 창조될까. 키움은 당연히 후자를 원한다. 이번에는 가능성이 있다. 일단 4위 두산이 예전 2010년대 후반의 두산은 아니다. 여전한 저력으로 '가을야구 본능'을 이어갔지만, 투타 모두 예년보다 힘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더구나 두산은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어깨 통증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등판이 불발됐다. 최원준도 지난달 30일 한화와의 최종전서 소모했다. 결국 곽빈이 1차전에 나선다. 키움의 실질적 2선발 안우진이 무게감에서 밀리지 않는다. 에이스 에릭 요키시는 30일 KIA와의 최종전서 등판하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서 빠졌다.
즉, 키움으로선 1차전 선발 안우진이 잘 던지면서 승리를 이끌면 그 이후에는 해볼만한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안우진은 정규시즌서 두산을 상대로 2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2.84로 괜찮았다. 여기에 조상우와 김태훈이 버틴 불펜도 두산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 여차하면 한현희와 정찬헌의 불펜 투입도 가능하다. 키움이 술판 악재를 극복한 기세를 바탕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적 새 역사 창조에 도전한다.
[키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