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유진형 기자] KT 박경수(37) 응원가 시작은 '히어로 변신'으로 시작한다. 응원가 가사처럼 박경수는 히어로로 변신해 환상적인 수비로 KT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3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의 타이브레이커 경기 9회말 KT 2루수 박경수의 마법 같은 수비가 나왔다.
1-0으로 앞서가고 있던 9회말 삼성 구자욱의 안타성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슬라이딩 캐치한 뒤 정확한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 수비로 우승을 예감한 박경수는 크게 포효하며 기뻐했다. 경기 후 박경수는 이때의 기분을 "야구 인생에 있어서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라며 표현했다.
2003년 LG 1차 지명으로 프로에 데뷔한 박경수는 데뷔 19년 차 베테랑이다. LG 암흑기를 거쳐 2015년 FA 자격으로 KT로 이적하면서 야구 인생의 황금기를 맞았다.
올 시즌은 크고 작은 부상으로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2(239타수 46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기록으로는 보이지 않는 기여를 많이 했다.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궂은일을 수행하며 후배들이 힘들어할 때마다 위로하고 격려하는 베테랑의 모습으로 흔들릴 수 있었던 KT에 안정감을 더했다.
평소 조용한 성격의 박경수지만 프로 데뷔 후 처음 겪어보는 우승의 감격에 뒤돌아 연신 눈물을 닦으며 기뻐했다.
우승 현수막을 펼치고 두 손을 높이 들고 팬들의 응원가에 맞춰 정규리그 우승의 짜릿함을 만끽했다. 박경수 야구 인생에서 오래도록 기억될 장면이었다.
선수생황 황혼기에 접어든 박경수는 이제 후배들을 이끌고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다시 한번 재정비해서 어렵게 올라온 만큼 우승을 이루겠다"며 통합우승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데뷔 19년 만에 첫 우승의 기쁨에 눈물 흘린 박경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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