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드라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JTBC 수목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이 숨쉴 틈 없이 몰아치는 미스터리와 함께, 주인공들의 요동치는 감정을 그대로 담은 명품 미쟝센으로 시청자들에게 눈을 뗄 수 없는 강렬함을 선사하고 있다.
미쟝센은 화면에 담긴 다양한 시각적인 요소를 말하는 것으로, ‘너를 닮은 사람’에서는 마치 회화와 같은 화면 구도, 곳곳에 섬세하게 배치된 소품, 주인공들의 의상 등이 미쟝센의 역할을 한다. 연출을 맡은 임현욱 감독은 “주인공 희주(고현정)와 해원(신현빈)을 비롯한 인물들의 사랑, 설렘, 배신, 후회, 용서, 복수와 같은 감정을 미쟝센으로 구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런 의도를 담은 장면들은 시청자들의 감정까지 극대화, 작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
▲ ‘빨강’ 희주와 ‘초록’ 해원의 재회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컬러의 대비를 부각시킨 대표적인 장면은 1회, 희주와 해원이 아틀리에에서 마주한 장면이다. 두 사람의 갈등과 현재 상황의 긴장감을 보여주기 위해 희주의 강렬한 빨강 스웨터와, 해원이 언제나 입는 초록 코트가 대조되게 했다. 바닥에 꿇어앉은 해원과, 해원을 압도하듯이 서 있는 희주의 모습은 뭔가 심상찮은 일이 터질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희망의 ‘노랑’이었던 해원의 과거
노란색은 과거 미대생 시절의 해원이 약혼자 우재(김재영)와의 웨딩 촬영에서 택한 드레스의 색깔이다. 늘 초록색 코트에 탁한 색 옷을 받쳐 입는 지금의 해원과 달리, 희망이 가득한 학창시절의 해원은 노란색, 하늘색, 흰색 등 밝은 색깔의 옷을 주로 입었다. 해원이 자신의 안식처인 할아버지 광모(이호재)에게 기대 있을 때 시골 집에 걸려 있는 곶감의 색깔은 한때 해원을 빛나게 했던 노란색과 겹쳐 서글픔을 자아냈다.
▲ 희주의 ‘욕망’ 상징하는 빨간 네일
주인공 희주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여자’이다. 시선을 사로잡는 빨간 네일 컬러는 비록 작지만 희주의 내면에 항상 잠재된 욕망을 확실하게 드러낸다. 미술을 배우기 시작할 때도, 성공한 화가가 되어서도 희주의 빨간 네일은 그녀를 대표하는 이미지다. 하지만 아일랜드에서 우재와 ‘사랑의 도피’ 중이던 때의 희주는 파스텔톤의 의상에, 빨간 네일 컬러도 지우고 있다. 이런 희주의 모습과 몽환적이기까지 한 아일랜드의 풍경이 어울린 장면은, 잠깐의 행복한 시간을 상징하는 듯 그림처럼 아름답다.
'너를 닮은 사람'은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30분 방송된다.
[사진 =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JTBC스튜디오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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