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157km까지 찍으며 미친 재능을 폭발했다. 비록 이 가을 밤의 주인공은 아니었다. 그러나 새로운 가을사나이가 되기에 충분했다.
안우진은 넥센 시절이던 2018년 포스트시즌에 대히트를 쳤다. 2018시즌 입단 후 제구 문제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으나 포스트시즌서 강력한 불펜투수로 변신, 사실상 메인 셋업맨 역할을 수행해냈다.
당시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서 2승 9이닝 7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SK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서 1승 6⅔이닝 5피안타 8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2.70이었다. 당시 넥센은 SK와 플레이오프서 5차전까지 가는 대혈투를 벌였고, 안우진의 괴력투는 큰 화제 중 하나였다.
2019년에 선발로 뛰다 잔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진 뒤 가을야구에 셋업맨으로 돌아왔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서 2경기 평균자책점 2.70, SK와의 플레이오프 3경기서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했다. 비록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경기서 평균자책점 20.25로 부진했으나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2020시즌에는 메인 셋업맨으로 뛰었다. 팀이 와일드카드결정전 1경기로 가을야구를 끝냈지만, 안우진은 그 경기서도 ⅔이닝 무실점으로 좋았다. 작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14경기서 4승 평균자책점 2.38이었다.
그런 안우진은 올해 확실한 풀타임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술판 난동의 주인공으로서 물의도 빚고 공백기도 가졌으나, 전반기 막판부터 '스텝업'이 눈에 띄었다. 커브 장착으로 슬라이더까지 위력이 배가됐다. 완급조절 요령도 어느 정도 생기면서 150km대 중반 패스트볼은 더 무서워졌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 좋은 시즌을 보냈다. 21경기서 8승8패 평균자책점 3.26. 술판만 아니었다면 데뷔 첫 10승도 가능했다.
위상이 더 올라갔다. 에이스 에릭 요키시가 지난달 30일 KIA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나서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서는 빠졌다. 안우진이 1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선발 등판의 중책을 맡았다. 후반기에 제이크 브리검이 퇴단한 뒤 실질적 2선발로 공인 받았다.
지난달 25일 대전 한화전 이후 7일만의 등판. 안우진은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 완급조절 없이 초반부터 전력투구를 했다. 5회 2사 후 허경민에게 볼넷을 내줄 때까지 퍼펙트 투구를 했다. 1회 박건우를 루킹 삼진 처리할 때 패스트볼 155km를 가볍게 찍었다. 급기야 3회 박계범을 삼진 처리할 때는 패스트볼 157km을 뿜어냈다.
7회가 최대 위기였다.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허경민에게 153km 패스트볼을 던지다 우선상안타를 맞았다. 1사 2,3루서 대타 김인태에게 당했다. 2B2S서 잘 던지지 않던 체인지업을 선택했으나 좌중간 동점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이것으로 안우진의 1차전도 끝났다.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았으나 충분히 좋은 투구였다.
6⅓이닝 4피안타 9탈삼진 2사사구 2실점. 홍 감독의 교체 타이밍이 한 템포 늦은 듯했으나 어차피 안우진보다 좋은 구위를 가진 투수도 없다. 조상우는 마무리로 9회 대기 중이었다. 승패를 떠나 안우진의 재능 폭발로 잠실에 직관을 한 팬들에게 포스트시즌 다운 경기를 선사했다. 이로써 안우진의 포스트시즌 통산 평균자책점은 2.48. 새로운 가을사나이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
[안우진.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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