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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생명이 자랑하는 ‘KBS 시스터즈’가 사라졌다. 우리은행에 압살 당했다.
WKBL에 ‘우리은행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직전 경기서 지면 그 다음 상대는 압살한다. 또한, 패배한 상대와의 다음 맞대결 역시 압살한다. 우리은행이 왕조를 구축했던 원동력이다. 최근 몇 년간 다소 희석됐지만, 김단비 영입으로 막강한 전력을 구축한 올 시즌, 우리은행의 법칙이 다시 고개를 든다.
우리은행은 삼성생명과의 1라운드서 석패했다. 20여점차로 뒤지던 경기를 막판 동점으로 접전으로 바꿔버렸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러나 당시 우리은행은 특유의 ‘공수 맞춤형 대응’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예를 들어 키아나 스미스를 그렇게 강하게 압박하지 않았다.
때문에 우리은행이 6번의 맞대결 중 첫 맞대결서 ‘간을 보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위성우 감독은 아니라고 한다. 특정선수의 공략에만 포커스를 맞추면, 오히려 공수밸런스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움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 또한 맞는 말이다.
2라운드 맞대결은 아산에서 열렸다. 44-21로 마친 2쿼터. 승부는 여기서 끝났다. 3~4쿼터는 거대한 가비지타임이었다. 일단, 우리은행의 최대 강점은 주축들이 공수벨런스를 갖췄다는 점이다. 때문에 공격이 안 풀려도 수비로 풀 수 있고, 수비가 안 되면 공격에서 만회할 수 있는 ‘선순환’ 시스템을 갖췄다.
반면 삼성생명은 키아나의 가세로 힘이 붙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짜임새는 살짝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키아나의 수비 약점, 이주연의 경기운영에서의 미세한 단점, 가능성 높은 롤 플레이어들의 부족한 경험 등 세부적인 결함이 모여 힘 싸움에서 우리은행에 밀릴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한다. 삼성생명은 공격에서 흐름을 못 타면 무너질 수 있다. 아무래도 수비로 에너지 레벨을 높일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
우리은행의 촘촘한 스위치 디펜스에 삼성생명이 느슨한 대응으로 우리은행이 주도권을 잡았다. 그리고 김단비 박혜진 김정은 최이샘 박지현 특유의 스크린과 스페이싱을 활용한 정교한 오펜스가 빛을 발했다. 여기에 삼성생명이 몇 차례 실책을 범하자 우리은행 특유의 트랜지션 게임이 발동, 쭉쭉 달아났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이미 2쿼터 중반에 주전들을 빼고 백업들을 로테이션했다. 여러 의도가 있었지만, 삼성생명으로선 강점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 경기다. 20분만에 끝난 경기지만, 사실 2쿼터 도중에 경기가 끝났다. 우리은행은 박지현이 22점으로 좋은 활약을 했다. 삼성생명 키아나는 22분21초 동안 충격의 무득점.
아산 우리은행 우리원은 23일 아산 이순신빙상장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2라운드 홈 경기서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를 83-42로 이겼다. 3연승하며 6승1패로 BNK와 공동선두를 이뤘다. 삼성생명은 5승3패로 3위.
[박지현.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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