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드디어 KT의 '천재 타자'가 돌아왔다. 그런데 한 달 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강백호는 WBC 호주전 세리머니 주루사와 시즌 초 아리랑볼 사건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이강철 감독은 지난달 9일 심신상의 피로를 이유로 강백호를 2군에 내려 재정비할 시간을 줬다.
그리고 32일 만인 지난 11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당초 퓨처스리그에서 국군체육부대(상무)를 상대로 컨디션 점검 후 후반기 복귀 예정이었지만, 전국을 뒤덮은 장마전선 여파로 퓨처스리그 경기 진행이 어려워지자, 예상보다 빠르게 1군 복귀를 결정했다.
오랜만에 1군에 돌아온 강백호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일단 눈에 띄게 살이 빠졌고 차분해졌다. KT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일부러 체중 감량을 한 건 아니다'라고 한다. 강백호는 경기 전 연습 타격 때 한층 날렵해진 몸 상태로 홈런 타구를 만들어 내며 컨디션에 문제가 없음을 보여줬다.
강백호의 상태를 확인한 이강철 감독은 한 달 동안 실전 경험이 없는 강백호지만 1군 복귀 첫날부터 대타로 기용했다. 그만큼 강백호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 1-1로 맞선 5회 2사 2루서 배정대 타석 때 벤치에서 대기하던 강백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동갑내기 안우진과의 맞대결로 고척돔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황급히 장비를 챙기고 타석에 들어선 강백호는 힘차게 연습 배팅을 한 뒤 타격을 준비했다. 안우진도 강백호를 상대로 초구부터 156km 패스트볼을 던지며 전력투구했다. 강백호는 1볼 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패스트볼과 커브를 모두 커트해 내며 끈질기게 승부했다. 하지만 안우진의 136km 커브에 타이밍을 뺏기며 배트가 허공을 갈랐다. 결국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아쉬움이 가득했던 강백호는 이강철 감독에게 "더 뛰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며 강한 승부욕을 보여줬다. 이강철 감독은 웃으며 "자리가 없다"라며 미안해하며 위로했다. 복귀 후 아직 수비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고 현재 상태로 수비까지는 무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강철 감독은 당분간 강백호를 대타 혹은 지명타자로 출전시킬 생각이다.
한편 이날 전까지 강백호는 4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6 5홈런 29타점 OPS 0.771을 기록하고 있었다. 기대만큼의 활약은 아니지만 KT 타선에 강백호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상대 투수에게 주는 부담감이 다르다. 치열한 중위권 다툼에서 하는 KT는 강백호가 하루빨리 중심타선에 복귀해야 좀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
데뷔 후 가장 큰 시련을 겪은 강백호가 이제 다시 보여주어야 할 시점이다. 타선의 중심에서 강백호가 일어선다면 KT의 순위도 함께 올라설 것이다.
[32일 만에 1군에 복귀한 강백호.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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