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롯데, CDMO 사업 시작…삼성과 법정 공방 중
CJ, 항암제 신약 개발 나섰지만 수년 걸릴 전망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실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CJ·롯데 등 대기업도 바이오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당장은 돈다발도 약발이 안 먹히는 양상이다.
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해 CJ바이오사이언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모두 지주사로부터 유상증자 형태로 자금투자를 받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 CJ바이오사이언스가 추진 중인 위탁개발생산(CDMO), 항암제 부문은 이미 경쟁이 치열해 후발주자로선 경쟁력 구축 과제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우선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124억원 자금 투자를 바탕으로 CDMO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올해 초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면서 빠르게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여기에 2030년까지 총 30억달러(한화 3조원)를 투자해 총 36만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출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로선 이미 CDMO 사업에서 입지를 다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경쟁해 어떻게 고객사를 확보할지가 중요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 13곳을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587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미 양사 간 갈등은 본격화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인력 유출에 따른 영업비밀 침해 등으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한 직원 3명을 대상으로 인천지법에 영업비밀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인천지법은 그해 7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관해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경력직 채용도 공개채용으로 진행했는데 특정 회사 인력을 빼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주사에서 유치한 456억원 자금을 바탕으로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생태계) 항암제 신약 개발에 한창이다.
신약후보물질 ‘CJRB-101’은 현재 FDA(미국 식품의약국)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 1·2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승인받았다. CJRB-101은 발효식품에서 독자 발견해 분리한 신약후보물질로, 전임상 데이터에서 폐암에 대해 종양 형성 억제 효과를 보였다.
신약 개발에 평균 11년이 소요됨을 감안하면 해당 프로젝트도 완료 시점까지 수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또한 항암제 분야는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식약처 IND 승인 건 중 36%가 항암제였다.
그럼에도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에 유망성이 있으며, 미생물 관련 분야이기에 계열사 사업과도 연관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8년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를 매각한 CJ가 다시 2021년 10월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기업 천랩(현 CJ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과거 매각한 CJ헬스케어는 복제약 중심이라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힘들었다”며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이란 점에서 CJ헬스케어와 다르며, 현재 보유한 신약후보물질도 기존 천랩이 아닌 CJ제일제당에서 발굴한 물질”이라고 강조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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