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투수 출신' 김원형 감독, 타자 전향 2년 차 하재훈에게 왼쪽 어깨가 열리는 점에 대해 조언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SSG 김원형 감독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투수 조련 전문가'다. 그런 그가 배트를 들고 타자들을 지도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조금 달랐다. 특히 하재훈에게 타격 지도를 할 때는 맞춤형 지도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선수 시절 어린 왕자라고 불렸던 김원형 감독은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고졸 우선지명으로 KBO리그에 데뷔해 21년간 선발과 중간 투수를 오가며 545경기에 등판 133승 144패 12홀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한 굵직한 족적을 남긴 투수였다. 은퇴 후에는 SK, 롯데, 두산에서 투수 코치를 했다. 그리고 지난 2020년 겨울 SK 감독으로 취임한 뒤 지난해 SSG를 KBO리그 최초로 페넌트레이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끌며 현역 최고의 감독 자리에 올랐다.
김원형 감독은 현역 시절 크고 작은 부상으로 수없이 많은 위기를 넘기며 프로 생활을 했다. 현역 시절 마지막에는 수술로 인한 후유증으로 아파서 못 던지는 상태에 이르러 결국 유니폼을 벗었다. 현역 시절 수많은 수술과 재활을 거쳤던 김원형 감독은 투수가 재활 과정과 복귀 후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잘 알고 있고, 그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며 아픔을 공유할 줄 아는 지도자다.
그래서 그런 갈까. 그는 하재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하재훈은 2019년 구단 단일 시즌 최다 36세이브를 챙기면서 리그 세이브왕 타이틀을 차지한 선수다. 하지만 2020년 어깨부상으로 인한 구속 저하가 왔고 결국 2021년 후 야수 전향을 선언했다. 30대 나이에 타자 전향은 야구 인생을 건 승부수였다.
그런 그에게 김원형 감독이 배트를 들고 맞춤형 지도를 했다.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하재훈이 타격 훈련을 하고 있었다. 김원형 감독은 하재훈에게 타격시 왼쪽 어깨가 열리는 문제를 지적하며 이해를 돕기 위해 투수가 투구시 어깨가 열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투수 출신 하재훈을 위한 조금은 다른 방법의 지도였다.
하재훈은 우투수의 바깥쪽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데, 김원형 감독이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한 것이다. 타격시 왼쪽 어깨와 왼쪽 다리가 일찍 열리는 습관이 사라지면 변화구 대처 능력이 좋아지고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는 타구 생산이 가능하다. 현재 하재훈은 선구안에 문제를 드러내지만 빠른 배트 스피드와 몸통 회전으로 장타율과 OPS는 리그 수준급이다. 한정된 기회에서도 쏠쏠한 장타력을 뽐내며 제 몫을 하고 있다.
타자 하재훈의 가능성은 지난 2년 동안 충분히 보여줬다. 이제 그는 올 시즌 마무리 캠프를 통해 자신의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그래야만 내년 시즌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고 20홈런이 가능한 SSG의 거포가 될 수도 있다.
[김원형 감독의 맞춤형 지도를 받는 하재훈.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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